또래 친구를 대상으로 팔다리를 묶고 폭행, 나체 촬영 등 가혹 행위를 한 10대 청소년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서 제출 등을 이유로 “이번에는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고 설명했으나 의미가 없고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전경호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공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군(17) 등 2명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군 등은 2022년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친구인 피해자를 때리거나 괴롭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해 학생에게 폭행을 일삼으며 노래를 강요하거나 담뱃불로 위협하기도 했다. A군은 피해 학생의 나체를 촬영하고, 팔다리를 묶은 채 비닐봉지를 머리에 씌워 폭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앞서 한 차례 피해자로부터 선처 받았음에도 가해 행위를 계속했고, 수사 중에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법정에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가 진심인지 의심된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이후 이사를 하면서 더 이상 피해자와 접촉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나타낸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서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이들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함에 따라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일부 폭행과 폭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이들 외에 범행에 단순 가담한 C군에 대해서는 "개전의 정이 높아 형벌보다는 보호처분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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