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이 하루 평균 먹는 나트륨의 양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의 1.5배를 웃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배달·포장음식 이용이 급증하면서 나트륨 섭취가 늘었고, 1인 가구에서 즐겨 먹는 간편조리 음식도 영향을 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토대로 2018~2022년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당류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2022년 기준 국민들은 나트륨을 1인당 일평균 3074㎎ 섭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WHO 권고 기준인 하루 2000㎎의 1.5배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남성은 하루 평균 나트륨을 3576㎎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섭취량이 2573㎎으로 WHO 권고 기준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었다. 다만 2022년의 1인당 일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8년에 비해 6.1% 줄어든 것으로, 매년 감소 추세라고 식약처는 덧붙였다.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장소는 가정으로 분석됐다. 김치, 국, 탕, 찌개 등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주로 가정에서 섭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정에서 배달·포장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나트륨을 많이 먹게 됐다. 가정내 배달·포장음식으로부터 섭취한 나트륨의 양은 2018년 일평균 166㎎에서 2022년 255㎎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1인가구의 나트륨 섭취가 많았을 뿐 아니라 증가 추세도 뚜렷했는데, 이는 집에서 전자렌지로 데우기만 해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022년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34.6g으로 WHO 권고 기준보다 낮았다. WHO는 당류를 1일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며, 34.6g은 1일 총열량의 7.6% 수준이다.
식약처는 국민들이 탄산음료 대신 당류가 적은 탄산수를 섭취하는 등 소비 패턴을 바꾼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어린이, 청소년 등 집단은 당류를 1일 총열량의 10% 이상 섭취하는 등 WHO 권고 기준을 웃돌았다. 당 함량이 높은 과채음료나 탄산음료 등을 상대적으로 많이 섭취한 영향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영양성분 및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 대상 식품을 지속해 확대하고 영양표시 확인 방법 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가정에서 국·탕·찌개 조리 시 소금·젓갈 대신 표고·다시마·멸치가루 등을 쓰고, 배달·포장음식에서 양념을 따로 요청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간식으로 과자·빵·떡류보다 과일을 섭취하고, 커피를 마실 때는 설탕이나 시럽을 줄이며, 탄산음료보다 물이나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