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3년 연속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직접 챙기며 이병철 창업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인재 경영 명맥을 이어갔다. 회장 임기를 시작할 때부터 강조해 온 인재 중심의 경영 기조를 대외적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동반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평가다.
호암재단은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열었다. 삼성호암상은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 공헌 등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내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수상자로 선정해 왔다.
올해 공학상을 수상한 이수인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삼성 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 출신이기도 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장학재단은 우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2002년 출범했다. 이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에는 혜란 다윈 미국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에 고(故)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이 선정됐다. 의학상은 피터 박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수상했으며 예술상은 소설가 한강, 사회봉사상은 제라딘 라이언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수녀 등에게 돌아갔다.
삼성호암상은 삼성식 인재 경영을 상징하는 행사다. 삼성호암상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 및 사회공헌 정신을 기려 1990년 제정했다. 학계에서는 삼성호암상이 기초과학·공학·예술 등 다방면에서 한국의 사회 발전과 한국 학계·예술계의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대 회장들의 뜻을 이어가는 이 회장은 어려운 글로벌 사업 환경 속에도 인재를 중심에 놓는 경영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 그가 3년 연속 시상식을 찾아 수상자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기술과 인재를 강조했으며 지금도 버릇처럼 기술 인재 확보에 미래가 있다는 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매년 시상식을 찾는 것은 글로벌 인재 경쟁력을 중시하는 선대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사회와 동반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일 빅테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삼성만은 뚝심 있게 올해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인사 변수를 줄이기 위해 공채보다 수시채용을 높이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대다수 삼성 계열사들은 올 3월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공채 절차를 개시했으며 최근 직무적합성평가 및 삼성직무적성검사를 진행해 곧 신입사원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는 2019년 10만 5257명, 2020년 10만 9490명, 2021년 11만 3485명, 2022년 12만 1404명, 2023년 12만 4804명이다. 삼성은 2018년 3년간 4만명 채용, 2022년 5년간 8만명 채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