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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군장병 사기 떨어뜨리는 ‘의외의 복병’ [일터 일침]

■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고된 업무·훈련 환경·건강악화로 군간부 이탈 늘어

허리디스크 등 척추 건강 위협받는 사례 두드러져

허리디스크 초기 단계 진단 시 비수술 치료 가능

이미지투데이




#의무 복무를 마친 후 전문하사로 임관해 직업 군인이 된 박 중사(35). 어릴 적부터 군인을 동경해 왔던 만큼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부대 내 ‘참 군인’으로 불린다. 하지만 매년 줄어드는 인력에 담당 업무가 늘어나고 고된 훈련이 이어지다보니 박 중사도 괴롭기만 하다. 직급이 오를 수록 행정 업무가 많아지다 보니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다. 지난 행군 훈련 때부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박 중사는 얼마 전 물자창고 정리를 하고 난 뒤 증상이 악화됐다. 며칠 지나면 나아지려니 하고 휴식을 취해봐도 나아지기는 커녕 오래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당직 근무를 맡은 날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증상까지 나타나 밤새 괴로워하다 병원을 찾은 박 중사는 초기 허리디스크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듣게 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위한 다양한 행사 소식이 들려온다. 불철주야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국군 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이번 주는 제69주년 현충일을 앞두고 보훈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좋은 시기다.

군장병 복지와 처우가 해마다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업 군인들과 가족들은 항상 걱정이 앞선다. 각종 훈련 외에도 거듭되는 야근, 휴일 근무 등으로 인한 근무환경이 고된 탓이다. 지난해 5년 이상 근무한 장교 및 준·부사관 중 9481명이 제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이러한 현실을 실감하게 한다.

핵심 전력으로 여겨지는 군 간부의 이탈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현상을 촉진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건강 악화가 지목된다. 간부 모집률이 매년 낮아지면서 한 사람이 맡아야 할 훈련이나 업무가 많아지는 환경이 조성되다 보니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군인들의 일상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를 들 수 있다. 실제 2016~2020년 전국 14개 군병원에서 이뤄진 외래 진료 609만 여건을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 질환 중 허리디스크 환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요추·무릎·발목 염좌 등이 뒤를 이어 군인들의 척추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20kg가 넘는 군장을 메고 행군 등 각종 훈련을 받는 일상은 척추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여기에 행정 업무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도 길어지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당직과 야근, 휴일 근무 등 무리한 일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게 만들어 척추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 중사처럼 뻐근한 허리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다리가 저리는 증상도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디스크가 손상돼 신경을 자극하는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될 경우 허리디스크를 염두에 두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허리디스크는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통증과 하지방사통을 야기한다. 따라서 허리디스크의 치료는 염증반응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디스크의 흡수 및 척추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둔다. 하반신이 마비되거나 대소변 장애가 생길 정도로 중증이 아니라면 대부분 수술 없이도 치료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중심으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부작용이 적고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군인과 같이 활동량이 많은 직업군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한의학의 수기치료법으로 알려진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틀어져 있는 척추와 주변 관절을 바로잡아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인다. 척추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리는 등 척추의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침치료는 근육의 경직 현상 완화 및 혈액 순환 촉진을 통해 통증을 낮춘다. 정제한 한약재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힌다. 자생한방병원 연구진이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 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은 허리디스크 염증 유발 물질을 최대 80%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 처방도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움을 준다. 한약은 손상된 디스크를 비롯한 척추, 뼈, 근육 등에 영양분을 공급해 재발을 방지하고 치료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올 4월부터는 보건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대상 질환에 허리디스크가 포함되며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한약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명감과 희생정신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 장병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다만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돼 적지 않은 이들이 군 복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말처럼 국군 여러분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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