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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건설사들…신종자본증권 발행해 자본확충 잇따라

신세계건설, 역대 최대 규모 영구채 발행

대구 미분양 적체 등 현금흐름 악화된 탓

2000억 채무인수한 SGC E&C도 자본확충

"건설사의 자금 조달 양극화 될 것" 지적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현금흐름이 악화된 건설사들이 잇따라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시행사 대신 책임준공 약정과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으로 사업장에 보증을 제공해 온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악화와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사업 차질로 우발채무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65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이제까지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큰 규모다. 회사는 당초 금융권과 7000억~8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 조성을 검토했지만 자금 조달 규모와 금리 등을 감안해 회사채 발행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로 9단계의 회사채 신용등급 중 하단에 속하지만 모회사인 이마트가 보증을 서면서 'AA-' 신용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신세계건설이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인 영구채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일반적인 회사채와 달리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민간기업은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발행을 늘리는 추세다.

신세계건설이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대구 등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여파다. 분양이 마무리되고 사업장이 준공되면 수분양자들로부터 잔금을 받아 수익을 내야 하지만 공사비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팔리지 않은 아파트들만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807%에 달한다. 당장 재무지표를 개선하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앞서 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 레저사업부문 영업 양수도 등을 통해 6000억 원 이상의 유동성도 선제 확보한 바 있다. 신세계건설은 재무 여건을 개선해 스타필드 청라 등 수익성이 높은 대형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SGC그룹 계열사인 SGC E&C도 지난 2월에 8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PF사업장에서 약 2000억 원의 채무를 떠안으면서 가용 현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모회사인 SGC에너지가 전액 인수했다.

SGC E&C는 같은 달 OCI그룹 계열사 OCIM Sdn. Bhd를 대상으로 136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역시 상환권이 발행사에 있어 전액 자본으로 분류되는 증권이다.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SGC E&C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90%에서 올해 1분기 200%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건설사들의 자본확충이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F 부실이 잇따르는 가운데 사업장에 보증을 선 건설사들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부여한 주요 11개 건설사의 책임준공약정에 따른 잠재 손실규모만도 3조 8000억 원에 달한다. 합산 자본 규모의 12.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은 기업으로서는 비교적 자금 모집이 쉽고 짧은 기간에 조달할 수 있지만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만큼 수요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GS건설은 높은 도급순위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1000억 원 가운데 280억 원 수요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한 대형 증권사의 자금조달 담당 임원은 “부동산 경기가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분간 건설채는 아무리 금리가 높아도 보지 않겠다는 기관이 많다”며 “결국 대형사나 대주주 지원 여력이 있는 대기업 계열 건설사 위주로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양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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