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 조치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온 자발적 감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한 결정을 반영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OPEC+는 2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의를 마친 후 “현재 산유량 수준을 내년 1월 1일~12월 31일 기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OPEC+의 총 감산 규모는 하루 586만 배럴 수준이다. 이 가운데 366만 배럴가량이 OPEC+의 모든 참여국에게 올해 말까지 할당된 공식 감산량인데 이날 회의로 기한이 1년 연장된 셈이다.
산유국들은 나머지 감산분을 차지하는 자발적 감산량은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가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등 대형 산유국 8곳이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한 하루 22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은 이달 말 종료 예정있지만 9월까지 시한을 연장한다. 대신 내년 9월까지 1년간 서서히 감산량을 줄여 산유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내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산유량을 지금보다 하루 30만 배럴 많은 351만 9000배럴까지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새로운 협정에 따라 (자발적 감산에 참여하는) 8개국은 1월까지 하루 75만 배럴가량을 시장에 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년 OPEC+ 22개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3972만 5000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OPEC+가 자발적 감산 조치를 적어도 올해 말까지 연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단계적 증산에 나설 계획을 발표하자 국제 유가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이날 76~77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WTI 가격은 앞선 4월 5일 85.2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역시 81달러 선으로 4월(종가 기준 최고 89.12달러)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에너지정보업체 반다인사이트의 반다 하리 창업자는 “시장은 10월부터 감산 조치가 풀릴 것을 예상치 못했다”며 “이같은 협의는 OPEC+가 응집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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