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식스의 실적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러닝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효자 제품인 러닝화 판매가 크게 늘어났고 한때 ‘아저씨 신발’로 취급받던 아식스 운동화가 최근 들어 ‘힙한’ 제품으로 재인식되면서 회사의 성과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브랜드 아식스의 올 1분기 매출은 1741억 엔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32%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도 338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나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러닝 인구 증가가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러닝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아식스 운동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아식스는 전통적으로 육상 종목에서 인기를 얻는 브랜드다. 이에 최근 회사 매출 증대에 기능성 러닝화 부문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식스를 대하는 인식이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아식스는 ‘아재 운동화’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신발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식스의 디자인을 예전과 달리 ‘쿨’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도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1분기 스포츠 스타일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나 늘었다.
회사의 수익성도 크게 좋아졌다. 이번 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인 영업이익률은 19.4% 수준으로 집계되는데 2년 전 10%가 채 안 됐던 것과 대비된다.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 비중이 늘어났고 도매업체를 통하기보다 직접 판매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개선이 이뤄졌다는 해석이다.
아식스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기준 8700엔으로 올해 들어서만 약 2배 뛰었다. WSJ는 이런 상황을 두고 “아식스는 지금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식스의 주가는 예상 순이익 대비 34배 수준인데 나이키의 25배보다 높다”며 “아식스가 더 나은 마진으로 매출을 계속 늘릴 수 있다면 프리미엄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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