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사직을 허용하고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하며 퇴로를 열어준 가운데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5일 성명을 내고 "전공의들이 (정부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것인지, 환자 곁으로 돌아가 새로운 대화 국면을 열 것인지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며 "이제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일(4일)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한 데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던 정부가 원칙과 공정을 깨고 또다시 전공의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만, 장기화하는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이룩하기 위해 내린 결단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전공의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던 강압적 조치는 해제됐다"며 "이제 선택은 오롯이 전공의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누구의 뜻에 따를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부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로서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보건의료노조가 지난달 28일~29일 실시한 국민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5.6%가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는 12.0%에 그쳤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전공의 진료거부 중단과 조속한 진료 정상화는 국민 절대 다수의 절박한 요구라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이들은 정부와 본격적인 투쟁을 예고하며 총파업 관련 투표에 돌입한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정부와 싸운다고 하지만 피해자는 환자와 국민, 그리고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라며 "올바른 의료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100일이 넘는 전공의 진료 거부 사태를 통해 전공의들의 근무조건과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 전공의 수련제도가 얼마나 허술한지 민낯이 드러났다"며 "전공의 인력을 갈아 넣는 수련병원 체계 등을 모두 개선해야 하고,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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