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많은 암 환자를 치료하는 서울아산병원이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2031년부터 가동한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설치할 예정으로 국내에서는 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에 이어 세 번째 중입자치료센터를 운영하게 된다.
서울아산병원은 7일 일본 도시바ESS-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풍납동 본원에 연면적 4만 880㎡(약 1만 2388평) 규모로 국내 최대 중입자 치료시설을 건립하고 회전형 치료기 2대, 고정형 치료기 1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당초 인천 청라에 건립 중인 분원에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환자들의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 풍납동 캠퍼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병원 관계자는 "도입 준비 과정에서 여러 기관과 지자체로부터 유치 희망과 제안을 받았다"며 "환자 편의, 임상 치료와 연계된 의학 연구, 지역사회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풍납동 캠퍼스 설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입자 치료는 X선이나 감마선을 이용하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달리 입자가 무거운 탄소원자를 가속기(싱크트론)로 빛의 70% 속도까지 가속시켜 암세포에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빔이 인체를 통과할 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암조직을 지나치는 순간 에너지 전달이 절정에 이르고 소멸되는 ‘브래그 피그(Bragg Peak)’ 원리를 이용한다. 생물학적 효과가 X선보다 2~3배 우수한 데도 암세포 이외 다른 정상 조직에 대한 영향은 적어 ‘꿈의 암치료 기술’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서울아산병원은 기존 장비보다 빔 조사 범위가 넓고 선량률이 높은 최고 사양의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고 내성이 강한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뿐 아니라 소아 종양에도 적용할 수 있는 멀티이온빔 미래형 장비를 갖출 계획이다. 전립선암, 췌장암, 간암, 폐암, 육종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종은 물론 기존 치료에 내성을 가진 암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2031년 중입자 치료기가 도입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 암 치료 시설을 갖추게 된다"며 "난치성 암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국내 암 치료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매년 110만 명이 넘는 암환자를 치료하고 2만여 건의 암 수술을 시행한다. 국내 암환자 8명 중 1명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 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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