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만화와 게임 등 자국 콘텐츠 수출을 2033년까지 지금의 4배 이상인 20조엔(약 177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 지적재산 전략 본부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쿨 재팬(Cool Japan) 전략’을 개정했다. 쿨 재팬 전략은 2차 아베 정권때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내세운 것이지만, 당시 추진을 주도했던 경제산업성 소관의 민·관 펀드 ‘쿨 재팬 기구’는 애니메이션 전송 회사 설립을 비롯해 대부분의 투자에 실패해 2023년 3월 기준 누적적자만 356억엔(약 31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이후 5년 만의 전략 개정으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 콘텐츠를 기간산업으로 평가하고 이들의 해외 판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기준 일본 문화 콘텐츠의 해외 수출액은 4조7000억엔이다. 철강 산업(5조1000억엔), 반도체 산업(5조7000억엔)에 필적하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시각이다. 2033년까지 수출 규모를 4배 이상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해적판 대책을 강화하고, 젊은 크리에이터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을 늘려갈 계획이다. 전략 원안에는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플랫폼에 의한 콘텐츠 제공이 주류가 되는 상황’이라며 일본의 독자적인 콘텐츠 배포 플랫폼 창출 및 2차 유통 플랫폼 지원을 검토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 외에도 외국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와 일본산 농수산물, 식품 수출을 포함한 관련 산업 전체를 통해 벌어들이는 국내외 수익을 2023년 19조엔에서 2033년 50조엔 이상으로 10년간 2.5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 이후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중심으로 일본 콘텐츠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쿨 재팬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해 새로운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의 일본 팬을 늘리고 세계를 끌어당기는 소프트파워를 높여가는 것은 일본의 정치 외교나 안보에도 공헌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환경의 변화를 파악해 한층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쿨 재팬을 리부트(재가동)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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