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이 쇼핑몰 체인 ‘이온몰’의 올해 예정된 국내 신규 출점을 모두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건설업계의 인력 부족과 원자재 급등에 따른 조치로 2024년 이온몰 신규 출점은 26년 만에 ‘0건’이 될 전망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온은 나가노현 스자카시에 올봄 ‘이온몰 스자카점’을 열 계획이었지만, 개점 시기를 내년 가을로 미뤘다. 올 3월 센다이시에서 착공한 점포도 개업을 내년 가을로 늦추기로 했다. 모두 원자재 가격 급등과 건설 인력 부족이 원인이다.
이온몰은 연 면적 10만㎡의 쇼핑센터 형태로 3월 말 현재 일본 전국에서 165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4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매년 새 점포를 열어온 이온몰이지만, 올해는 건물 짓는 인력을 구하는 일부터 쉽지가 않다. 최근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 건설, 2025년 오사카·간사이 국제박람회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된 데다 올 4월부터 건설 인력 잔업 시간 상한 규제가 시행돼 사람 부족이 심화했다.
자재 가격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건설 물가 조사회에 따르면 도쿄지구의 5월 건설자재 물가지수(2015년=100)는 137.3으로 2021년 평균(110.3)보다 20%P 이상 높다. 토지와 건물 취득 비용도 올랐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쇼핑몰 이용 행태도 코로나 19를 거치며 크게 바뀌었다. 과거 쇼핑몰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여가를 즐기던 방문객들이 이제는 쇼핑이나 식사 등 목적을 마치면 곧바로 귀가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큰 투자 비용과 전기세,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고객과 수익을 마냥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이온몰은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당분간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새 점포를 여는 대신 기존 매장을 새단장하는 데 전년의 2.5배 수준인 200억 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