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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프로젝트 성과…시력·청력 잃는 ‘희귀병’ 극복 실마리 찾았다

■이상연·조동현 서울의대 교수 공동 연구팀

어셔증후군Ⅱ 환자 전장 엑솜·유전체 분석

유전자 돌연변이 따라 난청·실명 중증도 차이

이상연(왼쪽)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교수, 조동현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유전적 결함으로 시력과 청력을 점차 잃는 희귀난치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찾았다.

이상연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교수와 조동현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공동연구팀은 어셔증후군Ⅱ 환자 16명의 전장 엑솜 및 유전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USH2A 유전자의 돌연변이 형태와 임상표현형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에 따라 증상과 중증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어셔증후군은 국내 8000명 가량의 환자가 있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증상과 발병 시기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어셔증후군Ⅱ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USH2A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 양쪽에서 물려받는 열성 유전을 통해 자녀에게 이어진다. 선천적으로 중등도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동반하며 광수용체 세포 기능의 저하로 서서히 시력을 잃다 실명하는 망막색소변성이 10대 이후 발병한다.



분석에 따르면 절단형 변이를 보유한 환자들은 난청이 더 일찍 발생했고 모든 주파수에서 평균 청력 역치가 더 높았다. 절단형 변이 1개를 가진 그룹보다 2개 그룹에서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졌다. 절단형 변이는 단백질 합성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결코돈이 일찍 형성되면서 생성되는 돌연변이다. 절단형 변이가 더 심각한 청력 손실과 관련되어 있음을 뜻한다.

USH2A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망막표현형은 16세 이상 환자들에서만 확인됐다. 이들 중 절단형 변이 보유자는 시세포 기능 감소, 시야 축소 등 심한 망막기능 저하 양상을 보였고 망막의 구조적인 퇴화도 심했다. 절단형 변이 여부에 따라 어셔증후군Ⅱ 환자의 청각학적 및 망막 표현형의 중증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어셔증후군Ⅱ 발병과 관련된 18개의 USH2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그 중 4개는 선행 연구에서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변이였다. 향후 어셔증후군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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