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이즈(is) 뭔들 아닌가요?”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벚꽃동산’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전도연은 11일 인터뷰에서 “무대 만이 주는 자극이나 연기할 때의 태도 등이 새롭게 느껴진다”며 “이 무대를 객석에서 직접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도연이 연극 무대에 선 것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이다. 이날로 7회차 공연을 마친 그는 무대에는 적응이 됐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적응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무대에 들어가기 전 극도의 긴장감과 두려움이 감당이 안돼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 ‘내가 해야 할 것을 해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 연극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사이먼 스톤(Simon Stone) 연출이 한국화해 각색한 작품이다. 사이먼 스톤은 배우들과 함께 소통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반영해 대본을 만드는 독특한 제작 방식으로 유명하다. 원작은 농노해방 이후 신흥 자본가가 부상하는 제정 러시아 말기를 배경으로 벚꽃 동산을 잃어버릴 위기에 직면한 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각색된 작품은 아들이 죽은 이후 미국으로 떠난 송도영(전도연)이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과 가족이 오래 함께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도연은 “처음 원작을 읽었을 때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 거절하려고 했지만 국립극장에서 열린 ‘메데아’라는 사이먼 스톤의 다른 작품을 보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작품을 보고 여배우가 자기 안의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전도연은 자신이 ‘메데아’를 보고 느낀 감정을 다른 배우들도 ‘벚꽃동산’을 보고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K컬처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지금, 더 다양한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갈증을 느꼈는데, 사이먼 스톤의 작품을 통해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고 마음껏 연기하며 내재된 에너지를 쏟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는 내년 3월에는 전도연을 포함한 배우들과 함께 ‘벚꽃동산’의 해외 투어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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