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팬들도 같이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중국 원정 팬들을 향해 이른바 '3대0 세리머니'를 보여준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손흥민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중국과의 홈 경기에서 풀 타임 활약했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중국 수비진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후반 16분에 터진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결승 골에 관여하기도 했다.
전반 44분에는 자신을 향해 야유하는 중국 팬들에게 역으로 ‘한 방’을 먹였다. 이강인의 롱 패스를 쫓아 골라인을 넘어갔던 손흥민에게 중국 원정 팬들은 야유를 쏟아부었다. 손흥민은 고개를 돌려 중국 원정석을 돌아본 뒤 미소 지으며 오른손을 들어 엄지·검지·중지 손가락까지 세 손가락을 펴 들고, 왼쪽 손가락은 동그랗게 말아 ‘0’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원정 경기에서 한국이 중국에 3대0 완승을 거둔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중국 팬의 야유에 ‘공한증 악몽’으로 되돌려준 셈이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손흥민은 이 세리머니에 대해 "우리 홈 경기장에서 그렇게 (야유)하는 건 내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야유는) 우리 팬들도 같이 무시하는 행동이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는 특별히 야유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손흥민은 "경기 중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잘 말리지 않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 대해 손흥민은 승리해 기쁘다면서도 "찬스를 좀 더 살렸다면 더 크게 이겼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에겐 시즌 마지막 경기기도 한데,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한국 팬의 응원을 받으며 잘 치렀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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