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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에 동남아로 눈 돌리는 대만 테크 기업들

SCMP "대만 기업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 본토 대신 동남아로"

"작년 대만 기업들 中본토 승인받은 투자 금액 4.1조원으로 22년만에 최저"





대만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정치적 위험을 피해 인도, 태국, 베트남으로 공급망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 시간) 대만 또는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던 대만 기업들이 갈수록 첨예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남아시아나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5위 컴퓨터 제조사인 대만 에이서(Acer)는 지난해 인도 스타트업체에 자사 이름을 라이선싱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제리 가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대만의 테크 공급망은 이미 대만 밖으로 나가고 있다"며 "그들은 베트남이나 태국 혹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고 우리는 그 추세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에 현지 조립 시설을 갖추고 있다. 뭔가 잘못되면 우리는 그곳 공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300억달러(약 179조원) 규모인 대만 테크 산업은 지난 40년간 세계에 PC, 전화기, 가전제품 및 그 부품들을 공급해왔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세네샤 황 분석가는 "노트북 생산의 경우 현재는 베트남과 태국이 저렴한 노동력과 인프라 개선, 커지는 현지 시장으로 가장 선호하는 국가"라며 "인도도 방대한 인재 풀과 정부 인센티브 정책으로 점점 매력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콴타 컴퓨터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생산을 시작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아이폰 최대 하청업체인 폭스콘도 이미 베트남으로 진출했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중반 현재 대만 전자회사들이 총 300억바트(약 1조1200억원) 규모, 20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승인을 얻었다고 방콕 포스트가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현재 폭스콘, 위스트론, 페가트론 같은 대표 전자제품 기업을 포함해 대만기업 약 150개가 활동하고 있다.

대만 기업들은 인도에서 지난해와 올해 1∼4월 56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 투자 승인을 따냈다. 이는 2021~2022년 2년간의 총 투자금액(28억달러)의 두배다. 앞서 2022년 대만 전략국제연구소 설문에 참여한 대만 기업의 70% 이상은 미중 분쟁이나 대만해협 분쟁 가능성에 따른 위험을 거론하며 대만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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