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제2의 새만금 잼버리 막자'…정치 논리 배제하면 APEC 인천 유치 '압도적'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 APEC 유치 중요 지표서 인천 압도적

인천 배제한 정치논리 APEC ‘제2의 새만금 잼버리’ 될 수도

정복 인천시장이 2023년 6월 16일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23 제4회 인천시 주민자치 한마음대회'에서 참석자들과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결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 전에서 경쟁도시를 압도하는 경쟁력을 갖추고도 유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운 타 도시의 논리 때문이다. 특히 현 정권이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적 논리가 인천시를 가장 크게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 각계각층에서는 인천을 배제한 APEC은 ‘제2의 새만금 잼버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APEC 유치도시 선정 발표를 앞두고 경북 경주시, 인천시,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자연경관과 관광을 부각하고, 경북 경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와 세계 문화유산도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중 인천시는 2022년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선언하면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유치 도시로서의 기반시설은 경쟁도시를 압도하고 있다.

인천에는 송도컨벤시아와 인스파이어 리조트, 파라다이스 인천 등 모두 134곳의 회의장이 있다. 이들의 연면적은 111만2401㎡(33만7000평)로 약 5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컨벤시아의 경우도 송도는 2만5000㎡로 외교부에서 요구하는 면적에 부합한다.

이와 함께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5성급 호텔 6곳과 정상급 숙박이 이뤄질 수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 41객실이 있다. 또한 APEC 참가자들을 위한 4·5성급 호텔 7045개 객실이 고루 분포해 있다. 숙박시설의 규모, 특히 각국 정상들이 묵을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정상회의 유치에 중요한 지표로 알려졌다. 일부 특정 도시의 경우 이 프레지덴셜 스위트가 2~3개밖에 되지 않아 유치도시 선정위원회 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인천국제공항의 배후 도시로 84개의 항공사와 세계 58개국, 189개 도시로 향하는 운항서비스, 여기에 정상들이 이용한 전용 비행기를 두는 주기장이 294면에 이르는 점도 타 도시와 비교되는 객관적 수치이다. 주기장의 필요성은 2005년 부산 APEC 당시 중요성이 부각됐다. 김해공항이 APEC 회원국 정상들의 전용 비행기를 모두 수용하지 못해 일부 정상들은 인천공항 주기장에 전용기를 두고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왕궁과 고인돌 등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강화도는 외국 정상들에게 한국 고유문화유산을 선보일 관광지로 자격이 충분하다.

2023년 8월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렸던 전북 부안군 야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모습. 부안=연합뉴스




하지만 인천이 이 같은 경쟁도시에 비해 우월한 지표를 갖고도 유치 도시 선정에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경쟁도시가 주장하는 지역균형발전 논리 탓이다. 현 정권과 여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경북 등 영남의 논리가 이렇다. 현 정부여당의 지지기반이 영남 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결국 정치적 논리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얘기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역구 총 90곳 중 59곳이 영남에서 승리하면서 현 정권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는 14곳의 지역구 중 2곳에서 겨우 승리한 인천시가 우려하는 가장 큰 변수이기도 하다.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최근 APEC 관련 토론회에서 “선정 기준만 보면 인천 유치가 당연하다”면서도 “인천이 프레임 전쟁(정치적 논리)속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정치적 논리가 국제행사를 망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새만금에서 열린 2023년 잼버리대회이다.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2015년 국내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전북이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강원도 고성을 제치고 선정됐다. 당시 ‘안전사고 예방계획’과 같은 후보지 선정 기준 점수가 비공개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정과정이 개운하지 않다. 이후 새만금 잼버리는 안일한 준비와 부실한 대응으로 파행을 빚은 바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제공=인천시


이 때문에 인천지역에서는 APEC 정상회의 유치도시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선정해 제2의 잼버리와 같은 파행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APEC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인 ‘경제협력’을 우선시해 경제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인천연구원은 APEC 유치에 따른 경제유발효과를 총 2조4000억 원과 2만여 명의 고용창출효과로 전망하고 있다.

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준비되지 않은 잼버리대회와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되면 안 된다. 인천은 세계적인 숙박시설과 다수의 국제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는 도시이다. APEC은 외자유치와 같은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경제정상회의로 우리나라 주요 기업이 집중된 서울과 가까운 인천에서 회의가 열리는 것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준병 인하대학교 교수는 “인천은 산업적 측면과 도시규모를 다른 경쟁도시와 비교했을 때 APEC 정상회의 유치도시로서 가장 적합한 곳”이라며 “모든 지표를 봐도 유치도시에 인천이 당연히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