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연 중인 한국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계 베테랑 무대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가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의상상을 받았다. 조명디자인상은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의 김하나 조명 디자이너가 수상하면서 토니상에서 한국계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링컨센터 데이비드H코크시어터에서에서 열린 제77회 토니어워즈는 의상디자인상 수상자로 국내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무대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를 호명했다. 린다 조는 2014년 뮤지컬 ‘신사들을 위한 사랑과 살인 설명법’으로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 10년 만에 다시 의상상을 거머쥐었다.
린다 조는 서울에서 출생한 후 9개월 때 부모와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했다. 이후 프랑스의 파리아메리칸아카데미에서 미술과 패션을 전공한 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예일대에서 전설적인 의상 디자이너 제시 골드스타인, 제인 그린우드, 밍조 리 등에게 배웠다. 린다 조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다양한 공연의 의상 디자인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국내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현지 제작진과 함께 무대에 올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올해 4월 25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시어터에서 정식 개막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뉴욕 사교계의 거물로 성장한 주인공 개츠비가 밤마다 여는 무도회의 화려한 의상이 압권이다. 특히 개츠비가 연정을 품은 데이지의 화려한 의상들은 뮤지컬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는데 린다 조의 손끝에서 캐릭터들이 완성됐다. 개막 3주 만에 128만 달러(약 1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는 내년 봄까지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제작한 신 대표는 “린다 조가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1920년대 의상을 세련되고 멋지게 재현해낸 덕분에 관객들이 개츠비의 세계로 빠져들어 몰입하고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에서 조명 디자인을 담당한 김하나 씨가 같은 팀인 브라이언 맥데빗과 함께 조명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김 씨는 서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뉴욕링컨센터·뉴욕퍼블릭시어터·맨해튼시어터클럽 등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무대 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김 씨는 일반적인 조명 작업과 달리 벽이나 무대 장치에 빛을 쏘아 영상과 이미지로 나타내는 프로젝션 디자인을 선보였다.
뮤지컬 아웃사이더는 S E 힌턴의 원작 소설과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동명 영화(1983)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무대를 관통하는 빛줄기가 뮤지컬 전체에 활력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을 못 했는데 믿을 수 없다”며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많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먼저 스타트를 끊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아웃사이더’는 이날 조명디자인상 외에도 작품상과 연출상, 사운드디자인상을 받아 4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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