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현모 전 KT(030200) 대표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김용중·김지선·소병진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와 전·현직 KT 고위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원심인 벌금형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구 전 대표를 포함한 피고인들은 법정에 불출석했다.
구 전 대표는 1심에서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 300만 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 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구 전 대표는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벌금이 10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감액됐다.
법원은 사건 관계자들 사이의 지배적 관계가 없어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검사가 기부금 송금 시점을 횡령으로 보고 기소를 했다"며 "부외자금 조성과 달리 먼저 자금을 조성하고 사후에 지급한 형태이기에 사후 대금 지급을 횡령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KT 법인과 전·현직 KT 고위 임원들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까지 국회의원 99명에게 약 4억 원 상당의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상품권을 구매 후 이를 다시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 및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 전 대표 역시 자신의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총 1400만 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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