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최저임금위원회의 사용자위원들의 현장 방문 중 한 발언들이 노동계로부터 비판에 직면했다. 저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더 임금을 못 받고 일할 수 있느냐는 식의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19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최저임금위 위원들은 이번 주 심의를 위한 현장 의견 청취 절차를 진행했다. 현장 의견 청취는 최저임금 위원들이 사업장을 방문해 내년도 최저임금에 관한 사안을 묻는 정식 심의 절차다.
17일 청취 자리에서 A 사용자위원은 업종별 구분 적용을 하면 주부와 여성 고용이 늘지 않겠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업종별 구분적용은 특정 업종에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으로 올해 심의의 쟁점이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이 질문을 들은 다른 사용자위원이 잘못된 질문이라면서 추가적 질문을 제지할 정도"라며 "발언은 업종구분 목적이 여성 등 취약한 위치에 있는 노동자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18일 다른 현장을 방문한 B 사용자위원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현장 근로자에게 '사업주가 어려우면 손해를 보면서 일할 사명감이 있느냐'고 물었다. 해당 현장은 야근과 특근을 하지 않으면 실수령 월급이 200만 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추가근로를 하지 않으면 월 최저임금을 벌지 못하는 저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임금을 더 덜 받을 수 있냐고 물은 셈이다.
사용자위원들이 현장에서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는 위원회 구성과 운영이 있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는 늘 최저임금 수준을 두고 격렬하게 대치한다.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을 높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이 낮게 유지돼야 한다고 맞선다.
사용자위원들의 발언은 25일 열리는 최임위 5차 전원회의에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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