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람이 수행하는 업무를 인공지능(AI) 자동화할 수 있는 여력이 가장 큰 산업계는 은행이라는 월가 보고서가 나왔다. 은행 뿐 아니라 보험이나 자본시장 등 금융 관련 직군에서 AI의 직무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 시간) 씨티그룹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은행 내 직무 가운데 AI를 통해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 비율이 54%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보고서에서 언급한 19개 산업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산업계 전체 평균은 31%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과 함께 보험업과 자본시장업dl 각각 48%, 40%의 비율을 보여 전반적으로 금융산업계의 직무가 AI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은 앞서 생성형AI를 이용해 수백 패에지의 규제 관련 문서를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이치방크는 AI를 부유층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하는 데 활용하고 있으며, ING의 경우 고객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분석하는 데 AI를 쓰고 있다.
이 밖에 △에너지(43%) △여행업(38%)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업계(36%), △소매업(34%) △미디어(33%) 업종이 산업계 평균보다 AI의 직무 자동화 여력이 큰 업종으로 분석됐다. 반면 △생명과학(25%) △화학(24%) △천연자원(20%) 관련 업종은 AI로 자동화할 수 있는 직무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씨티그룹은 AI가 업계 전반에서 사람의 역할 일부를 대체하더라도 기술이 인력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적용으로 관련 직무 자체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콘텐츠나 코딩 관련 인력이 감소할 수 있지만 AI와 관련된 제도와 규제준수 부서의 인력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일자리가 변화할 뿐 줄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현금 자동 입출금기가 도입된 이후에도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현금 출납 담당 직원의 수는 급증했다”며 “신기술이 항상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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