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과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어서는 등 때 이른 폭염에 건설 현장이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들은 온열질환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업중지권 사용을 독려하고 본사에 비상 조직을 구축하는 등 폭염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DL이앤씨에 따르면 현장 근로자들의 작업중지권 사용 횟수는 올해 △3월 681건에서 △4월 1185건 △5월 2554건 △6월 1~18일 2004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가 판단해 즉각적으로 작업을 그만둘 수 있는 권한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작업중지권 활용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날씨가 더워지면서 최근 들어 사용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폭염이 워낙 빨리 시작되다 보니 회사 차원에서도 예년보다 이르게 혹서기 대응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실시하고 있는 ‘건강한 여름나기 1.2.3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오후에 시간대별 안전 지침을 세워두고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오후 1시엔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를 열어 근로자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오후 2시엔 30분간의 휴식 시간을 갖는다. 오후 3시엔 음료, 화채, 빙과류 등을 현장 인력에 제공한다.
포스코이앤씨도 안전보건센터 내 ‘혹서기 비상대응반’을 구성해 상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비상대응반에서는 매일 전국 현장의 기상 상황을 모니터링해 폭염 수준에 따른 휴식 시간과 주의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온열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옥외·밀폐공간을 특별관리하기 위해 사전 허가 절차도 강화한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국내 최초로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인 ‘에코&레스트’를 최대 18개소 보급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전력수급이 어려운 현장에 에코&레스트 12개소를 설치한 바 있다.
이밖에 한화 건설부문은 김승모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부산 오시리아 메디타운을 찾는 등 경영진이 직접 건설현장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해 그늘이 없는 작업 공간에 차광막 설치를 확대했다.
한편 정부도 6~8월을 '폭염·호우·태풍 특별대응기간'으로 정하고 건설사들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 등 1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온열 질환 예방 간담회를 열고 각 사의 대책을 점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