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23일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돼 온 나 의원의 참전으로 국민의힘 당권 경쟁은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4인 각축전으로 전개될 양상이다. 특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가운데 나 의원의 같은 날 선언으로 양강 구도가 부각될 전망이다.
2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나 의원은 오는 23일 7·2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출마 선언문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수도권 의원의 강점을 드러내고 보수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계파에도 속하지 않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내 협상과 외연 확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도 23일 출마 선언 장소로 소통관을 택했는데 원외 당 대표 한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이 2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5선의 윤상현 의원도 이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며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다자 대결 구도로 판이 커지는 모습이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로 흐르던 전당대회 구도가 재편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나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에서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라며 당권 경쟁자인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당이 더 뿌리와 역사가 깊고 정말 우리의 가치를 위해서 싸우고 고생하신 분들이 존중되는 그런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설에 대해선 전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며 “저는 오직 친(親) 국민, 친 대한민국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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