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기 지역 의원들을 연이어 만났다. 당헌·당규 개정을 두고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운 데 이어 여의도 스킨십을 부쩍 늘리는 행보에 ‘이재명 일극 체제’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우 의장을 만나 “(우 의장이) 얼마 전 새로운 시대정신이 담긴 개헌 얘기를 했다”며 “5·18 정신, 기후변화, 저출생과 같은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한 시대정신과 권력 구조 개편 문제를 포함해 의장이 선두에 서서 그 문제를 다뤄주면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도의 주요 현안인 경제 3법(반도체특별법·RE100 3법·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법)의 제정에 협조해줄 것도 요청했다.
의장 접견 직후에는 경기 지역 의원 20명이 공동 주최한 ‘GTX 플러스 상생협약식 및 토론회’에 참석해 추미애·조정식·윤호중 등 여야 의원들을 만났다. 기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지나가지 않는 곳에 새 노선을 신설해 수혜 지역을 넓히는 GTX 플러스는 김 지사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존재감 키우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이달 3일에도 국회를 찾아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을 만났다. 지난달 24일에는 22대 총선 경기 지역 당선인 40명을 만났고, 다음 날 서울에서 열린 ‘채상병특검법 촉구 장외 집회’에 참석해 정부 규탄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 대표 역시 20대 대선 출마를 1년 앞두고 여러 차례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며 여의도와 접촉면을 넓힌 바 있다.
김 지사가 비명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지사는 최근 ‘혜경궁 김씨’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이 대표와 대립해온 전해철 전 의원을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서는 “특정인 맞춤 개정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가 비명계 인사들을 영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경기도를 위해 힘을 보태주실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는 과정이지 특별히 정치 세력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데 신경 쓸 경황이 없이 GTX와 경기도 일을 하느라 바쁘다”고 선을 그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