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내년 말 선보일 첫 전기차의 가격이 최소 50만 유로(약 7억500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페라리가 첫 전기차 모델의 제조 공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7억원을 넘는 가격 책정은 다른 전기차 업체들이 수요 위축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최근 추세와 달리 페라리는 주요 고객인 초부유층 운전자들이 기꺼이 구매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추가 기능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기본 가격에 15~20%가 더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한 것으로, 많은 경쟁사의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인 약 35만 유로(5억2000만 원)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페라리는 오는 21일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북부의 마라넬로에서 새 공장 준공식을 열 예정이며, 이 공장은 3~4개월 이내에 가동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는 지난해 1만4000대 미만의 차량만을 인도했는데, 새 공장 건설로 회사 전체의 생산 능력도 약 2만대로 4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페라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두 번째 전기차 모델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은행 메디오방카의 애널리스트인 안드레아 발로니는 페라리의 전기차는 틈새 모델이 되면서 연간 매출의 10%를 약간 넘게 차지할 것이라며 핵심 고객은 여전히 가솔린 모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페라리의 베네데토 비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2년 하이브리드·전기차 비중의 대폭 확대를 골자로 하는 4개년(2022∼2026)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에 첫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과 함께 2026년까지 전체 생산 대수 대비 하이브리드·전기차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는 그 비중을 80%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경쟁사인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는 오는 2028년에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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