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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격한다. 다섯, 넷, 셋, 둘, 하나”…707특임단 속전속결로 버스 안 적 제압에 30초[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특수작전 및 대테러훈련 현장 가보니

레펠침투·항공기작전·내부소탕 작전 등

저격수 ‘원 샷, 원 킬’…600m도 ‘이상 무’

항공기 테러, 진압에 구출까지 5분 안팍

버스납치 테러, 작전지시 30초만에 제압

본지기자 시속 280km 윈드 터널 체험도

20일 경기도 광주시 47국가대테러 훈련장에서 열린 특수작전 및 대테러 훈련 공개행사에서 특전사 요원들의 버스테러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사진 제공=육군




“테러범이 납치한 버스가 우측에서 접근하겠으며 앞에 보이는 공터에서 정차하겠습니다. 버스 작전 실시.”

“지금부터 공격한다. 다섯, 넷, 셋, 둘. 하나…빵,빵, 빵”

취재진 우측에서 테러범이 인질을 데리고 이동하는 버스가 나타나고 공격팀장의 신호에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소속 대원들이 탄 차가 신속하게 뒤쫓았다. 곧바로 버스의 오른쪽 앞바퀴에 작은 폭발이 일어나며 버스가 멈춰 섰다.

차에서 쏟아져 내린 요원들은 ‘차지봉’이라고 부르는, 기다란 막대기 끝에 폭약 2g이 담긴 특수장비로 버스 옆 창문을 깨뜨렸다. 또 들것처럼 생긴 장비를 깨진 창문 아래에 비스듬히 설치해 경사로를 만들었다.

급조된 경사로였지만 요원들은 평탄한 운동장을 달리는 듯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테러범은 즉시 제압돼 버스 밖으로 끌어 내려 왔다.

눈 깜짝할 새 끝난 테러범 제압 훈련에 어안이 벙벙했다. 시간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속전속결 진압이었다., ‘작전 실시’ 명령이 내려지고 진압한 테러범을 버스에서 데리고 내려오는 데 대략 30초 안팎 같았다.

지난 20일 경기도 광주의 특전사 707특임단 훈련장을 찾았다. 육군은 국방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특전사 특수작전 및 대테러훈련 현장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평시 대테러 임무를 담당하는 특전사 707특임단 요원들이 경기 광주의 47국가대테러훈련장 내 훈련시설에서 항공기 진압훈련, 건물 내부 진압훈련 등 각종 대테러 전술 시범을 보였다. 모든 훈련이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20일 경기도 광주시 47국가대테러 훈련장에서 열린 특수작전 및 대테러 훈련 공개행사에서 특전사 요원들이 레펠로 건물을 침투하는 전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테러범 9명이 장악한 건물 내부를 탈환하는 내부소탕 훈련은 폭약을 이용한 현관의 나무 문 폭파와 함께 시작됐다. 요원들의 숙련도에 따라 비사격훈련부터 모사탄 훈련, 실탄 훈련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날은 실탄을 이용한 실제 같은 훈련이 진행됐다.

요원들은 방문을 하나하나 열고 신속하게 내부의 적을 모사한 모형에 총탄을 퍼부었다. 잠긴 문은 산탄총을 활용해 부수고 침투했다. 실탄을 장전한 총을 아군의 어깨너머로 조준한다는 점에서 떨릴 법도 했지만, 요원들은 익숙하다는 듯 내부 소탕 훈련을 금세 마무리했다.

강렬한 폭음과 연기 탓에 이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속전속결로 진입해 테러범을 제압하는 모습에 기자단에서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9명의 테러범을 모두 제압하기까지는 1분도 안 걸렸다.

항공기 진압훈련은 실제 보잉 747 여객기가 놓인 외부 훈련장에서 진행됐다. 비상 계류장에서 대기중이던 공격 1조가 도보 침투했고, 공격 2조는 날개 상단부에 위치한 출입문 앞을 점령했다. 이어 항공기작전차량의 공격 3조가 접근해 꼬리문 좌측 출입문 앞을 점령했다.

공격 개시 신호에 맞춰 공격조들이 섬광폭음탄을 터뜨리며 동시에 10여 명의 707특임단 요원들은 좌측 날개 상단 출입문과 꼬리 쪽 출입문을 동시에 개방한 뒤, 섬광폭음탄을 터뜨려 테러범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신속히 비행기 내부를 장악해갔다.

요원들이 항공기에 접근해 테러범을 무력 진압하고 인질을 무사히 구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 걸렸다.

20일 경기도 광주시 47국가대테러 훈련장에서 열린 특수작전 및 대테러 훈련 공개행사에서 특전사 요원들이 건물내 인질구출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다음은 레펠 훈련이었다. 고층 건물에서 내부로 침투하는 훈련이다.

우선 줄 하나에 의지한 대원은 건물을 뚜벅뚜벅 걸어 내려오더니 펄쩍 뛰어 바닥에 착지하는 시범을 보였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너무 능수능란한 모습이었다. 다른 대원은 머리를 아래로 한 뒤 빠르게 내려오는 역하강 레펠을 실시했다. 엄청난 속도로 하강하더니 지상에 착지하기 직전 제동을 걸어 사뿐히 착지했다.

팀 단위 전술레펠 작전도 이뤄졌다. 한 대원이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8명 대원이 한 번에 건물에 매달렸다. 건물에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검은색 스파이더맨 같았다.



마지막으로 실탄을 사용한 진압훈련이었다. 5층 건물 옥상엔 레펠침투를 위해 작전요원 7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계인원이 외부의 특이사항을 확인했고, 작전요원들은 한쪽 다리에 로프가 밑으로 처져 적에게 발각되는 걸 막기 위한 로프낭을 채운 채 강습점으로 이동했다. 이후 공격팀장의 신호에 따라 작전요원들이 차지봉으로 창문을 깬 뒤 한꺼번에 진입, 내부소탕에 성공했다.

낙하산 고강강하 훈련은 특전사 707특임단을 보여주는 강력한 인상을 줬다. 특전사 707특임단 고공특수정찰대의 정예특전요원 6명은 1500m 상공에 있는 블랙호크 헬기에서 뛰어내렸다. 보통 7600m 이상 상공에선 고정익 항공기, 그 이하에선 회전익 항공기를 통해 강하가 이뤄진다. 이들은 K1A 기관단총 등 30㎏의 군장, 산소탱크 등 20㎏의 장비를 착용한 상태로, 최대 활공속도는 시속 60㎞에 육박했다.

이들이 착용한 전술낙하산은 장거리 침투를 가능하게 하는 낙하산으로, 은밀하게 적지 종심지역에 침투할 때 착용하게 된다. 공중기동 중 순간의 방심으로 낙하산끼리 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요원들은 낙하산 활공 중 주변을 경계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원들은 차례로 정해진 지점에 착지했다. 박수가 절로 나왔다. 특전사 요원들은 평균 1000차례의 고공강하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특전사에서 제일 많이 한 대원은 약 4100회라고 한다.

20일 경기도 광주시 47국가대테러 훈련장에서 열린 특수작전 및 대테러 훈련 공개행사에서 특전사 고공특수정찰대 요원들이 고공강하 시범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아주 인상적이었던 훈련은 역시 사격 훈련이었다. 특수부대 지원자들도 선망하는 보직 중 하나가 저격수라고 한다. 결정적 인물을 저격하는 것은 현대 전쟁에서 전세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육군을 비롯해 해·공군·해병대 등 각 군에 저격수가 있다. 이들 중에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 중 하나가 특전사 707특임단이다.

위장술을 이용해 상대를 암살하는 임무는 반드시 ‘원 샷, 원 킬’이 필요하다. 7명 저격수들이 동시에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길리슈트를 비롯해 평상복, 정장 등을 입고 위장한 상태다. 200미터 개인 정밀사격부터 시작됐다. 개인에게 부여된 표적을 정밀하게 조준해 제압하는 사격이다.

곧바로 300미터 사격이 이어졌다. 거리는 100미터 멀어졌지만 표적은 더 작아졌다. 머리, 좌·우측 팔, 복부를 각각 선별해 사격하는 조 선별 사격이다. 2개 조가 동시에 사격했고, 한 번의 총성으로 표적은 ‘펑’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났다.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했다.

특히 장거리 600미터 사격는 신기에 가까웠다. 대물저격소총 사격으로, 단 한 발로 차량을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하다. 600미터부터는 맨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교관의 발사 신호와 동시에 사격이 이뤄졌고 훈련장에 설치된 TV 모니터로 표적이 완벽하게 타격되는 모습이 보여졌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베테랑 스나이퍼는 움직이지 않고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인내심은 저격수 임무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의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저격수들은 대부분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고 한다.

20일 경기도 광주시 47국가대테러 훈련장에서 열린 특수작전 및 대테러 훈련 공개행사에서 특전사 강하 요원들이 장거리 저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20일 경기도 이천 특전사령부 고공센터에서 본지 이현호 기자가 고공강하 시뮬레이터(윈드터널)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기자단은 고공강하 모의 훈련을 체험하기로 했다. 경기 이천 특수전사령부로 이동해 모의고공 훈련시설(윈드 터널)을 찾았다. 윈드 터널은 지름 5미터, 높이 9미터의 원통형 터널로, 실제 강하 전 요령과 자세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 시설이다. 아래에서 위로 상승 기류를 만들어 강하할 때와 비슷한 환경을 만든다. 최대 시속 약 280킬로미터의 바람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훈련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윈드 터널 출입구 앞에 섰다. 바람에 옷깃이 날리지 않도록 만들어진 검정색 상하의 일체형 복장을 입었다. 사전 교육을 받았지만 긴장되는 마음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교육 받은 자세가 안돼서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양팔을 벌리고 앞으로 고꾸라지듯 엎드렸다. 바람에 의해 몸이 붕 떴다. 몸에 힘을 빼고 자세에 집중했다. 교관이 다리와 허리를 잡아줘야 간신히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세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적응되자 ‘윙’하는 큰 소음과 함께 바람 세기가 더 강해졌다. 몸은 5미터쯤 더 위로 올라갔다. 당황해 눈이 감기도 멍했지만 티 내지 않고 천천히 심호흡했다.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는 엄지를 치켜세우는 여유도 부렸다.

전문교관이 몸을 직접 잡아주기도 하고 위험을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 훈련이었다. 실제 상공에서는 동료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안전장치가 있는 아니라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고공강하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끊임없는 고강도 훈련에 달려고, 이를 완벽하게 습득해야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첫 걸음이 완성된다.

이처럼 대테러훈련은 신속했고 실전적이었다. 주기적으로 하는 모든 훈련은 실제와 같다. 실전에서 차질 없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고난도 훈련인 만큼 부상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특전사 707특임단 관계자는 훈련 중 버스 유리창으로 뛰어 들어가다 무릎을 찧어 쓰러지거나, 섬광폭음탄과 실탄 등이 벽을 맞조 잘못 튕겨 나와 요원들이 다칠 수도 있다고 귀뜸했다.

대테러 훈련 체험을 통해 분명하게 각인된 것이 있다. 특전사 707특임단 요원들에게선 조금의 망설임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행동으로 논리를 대변하고, 결과로써 과정을 입증한다’는 특전사 707특임단 구호처럼 그들이 왜 국내 제일의 대테러 특수부대인지 짧은 시간 동안 행동으로 기자단에게 입증했다. 특전사 707특임단이 정말로 든든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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