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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난 줄 알았다" 화성 전곡산단 일차전지 공장 화재 긴박했던 대피 순간

목격자들 "연기 뒤 폭음 잇따라"

외국인 노동자 많은 것으로 추정

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단 내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큰 불길을 잡고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서고 있다. 손대선 기자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단 내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해 1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주변 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전쟁터였다”며 화재 당시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 현재 큰 불길을 잡고 내부로 진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선 상태다. 불이 난 공장 외벽은 까맣게 그을리고, 열기를 못 이겨 녹아내린 철골 자재들이 흉물스럽게 널부러져 있다.

아리셀 공장 우측에 위치한 ICW사에서 근무 중이라는 심용흠씨는 구조작업을 지켜보다 “오전 10시30분쯤 연기가 나서 나와보니 사람들이 뛰쳐나왔다”며 “얼마 후 펑! 소리가 나면서 가스통 터지는 소리가 연속으로 났다. 전쟁 난 것 같았다”고 몸서리를 쳤다.

그는 “우리 회사 사람들도 10분 후 쯤 다 대피했는데 그 당시에 (아리셀)공장에서 나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단 내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큰 불길을 잡고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서고 있다. 손대선 기자




인근 화성코아텍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은 “오전 10시31분에 연기가 나 공장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뛰쳐나온 뒤 불과 수분 뒤 천둥소리처럼 큰 폭발음이 났다”며 “우리 공장도 그렇고 인근 공장에서도 직원들 일제히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은 아리셀에서 근무하는 “아내랑 연락이 끊겼다”며 화재 진압 현장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막는 소방대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체념한 듯 발길을 돌렸다.

화재 발생 직후부터 공장 주변 수km 일대에 자욱했던 회색 연기는 이 시각 잦아든 상태다. 유독가스도 잦아들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도 접근이 가능할 정도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화재발생 소식을 접한 후 오후 12시 35분께 현장에 도착해 진압 상황을 살펴보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조속하게 화재를 진압하고 유해가스 발생을 최소화해 달라”면서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활동 중인 소방대원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 2명이 경상을 입는 등 4명이 사상한 가운데 현재까지 근무자 21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연면적 2300여㎡ 규모의 3층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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