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과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총상금은 14억 원으로 같았다. 하지만 우승상금은 코오롱 한국오픈이 5억 원,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2억 5200만원으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났다. 이 차이는 많은 걸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올해 처음으로 남자골프 상금 1위와 여자골프 상금 1위 액수가 역전됐다는 것이다.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자 김민규는 우승 상금 5억 원을 더해 시즌 상금이 7억 7228만 5122원으로 늘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은 2억 5200만원을 받고 시즌 상금이 7억 4263만 1799원으로 증가했다. 남자골프 상금 1위 김민규가 여자골프 상금 1위 박현경보다 2965만 3323만원 더 많이 번 것이다.
흥미로운 건 김민규와 박현경이 올해 상당히 닮은꼴 경기 스타일로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둘 모두 장타를 무기로 하는 선수는 아니다. 김민규는 드라이브 거리 부문 44위(294.93야드)를 달리고 있고 박현경도 34위(240.58야드)로 압도적인 장타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둘 모두 놀라운 버디 획득 능력을 보이고 있다. 평균 버디 부문에서 김민규는 2위(4.06개), 박현경은 4위(3.89개)에 올라 있다. 평균 타수도 김민규 5위(70.28타), 박현경 4위(70.37타)로 비슷하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우승한 공통점이 있다. 김민규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했고 박현경도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유일한 ‘매치 킹’과 ‘매치 퀸’인 것이다.
두 선수 모두 남녀 골프 시즌 최고 상금을 넘어설 듯한 ‘신기록 속도’로 상금 사냥을 벌이고 있는 점도 닮았다.
김민규가 남자골프 시즌 상금 신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KPGA 투어 시즌 최고 상금 기록은 2022년 김영수가 기록한 7억 9132만 324원이다. 그 기록까지는 불과 1903만 5202원만 남았다.
KLPGA 투어 시즌 최고 상금은 2021년 박민지가 6승을 거두면서 기록한 15억 2137만 4313원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최근 박현경의 상승세라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김민규는 남자골프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 원 돌파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박현경도 개인 처음으로 10억 원 돌파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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