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300야드 이상을 보냈던 티샷이 3라운드에서는 297야드가 찍혔다. 사흘 평균 거리는 302야드가 됐다. 컷을 통과한 선수 중 평균 300야드 이상을 보낸 선수는 윤이나가 유일하다.
거리는 큰 장애가 되지 않았지만 정확도는 다소 문제가 됐다. 14개 홀 중 4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놓쳤다. 그린적중률도 덩달아 나빠졌다. 무려 6개 홀에서 그린 위로 공을 올리지 못했다. 더 아쉬웠던 것은 두 차례 공이 벙커로 빠졌는데, 모두 보기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무빙 데이’가 돼야 했던 3라운드는 ‘LPGA 루키’ 윤이나에게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훨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윤이나는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공동 19위(11언더파 205타)로 밀려났다.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릴리아 부(미국)와는 7타 차가 벌어져 우승에 대한 희망은 접어야 할 스코어다. 하지만 생애 첫 ‘톱10’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가능한 순위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4명이 형성하고 있는 공동 10위(13언더파 203타)와는 불과 2타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이날 4번 홀까지 파 행진을 하던 윤이나는 5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다. 이 보기는 좋았던 윤이나의 흐름을 바꾸었다. 6번(파3)과 7번 홀(파5)에서도 보기가 이어졌다. 특히 파3의 6번 홀은 사흘 동안 보기를 2개나 범한 마의 홀이 됐다.
하지만 8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면서 다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후반 윤이나의 버디 본능이 다시 살아났다. 10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핀에 바짝 붙이면서 버디를 잡아내더니 11번과 12번 홀(파5)에서도 연속 버디를 이끌어냈다. 특히 12번 홀은 ‘이글-버디-버디’로 사흘 동안 4타를 줄인 ‘효자 홀’이 됐다.
이후 14번 홀(파4)에서 네 번째 보기를 기록한 윤이나는 17번 홀(파5)에서 다섯 번째 버디를 잡고 기어코 언더파 스코어로 3라운드를 마쳤다.
윤이나가 1타를 줄인 이날 타이틀 방어에 나선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오히려 1타를 잃고 공동 2위에서 공동 19위로 물러났다. 찰리 헐(잉글랜드)이 단독 2위(16언더파 200타)에 오르고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나나 마센(덴마크)이 공동 3위(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3라운드 ‘무빙 데이’에서 대한민국 여자 골퍼들도 크게 움직였다. 6타를 줄인 유해란과 5타를 줄인 김효주가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함께 공동 5위(14언더파 202타)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선두와는 4타 차다. 이날 나란히 4타씩 줄인 이소미와 이미향도 공동 14위(12언더파 204타)에서 ‘톱10’ 성적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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