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유치에 혈안이 된 중국이 한국 기업의 애로 사항을 즉각 해결하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국한국상회 회장인 양걸 중국삼성전략협력실 사장은 26일 베이징 차오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92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최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인 변화는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반이 되고, 외자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탕숭 중국 상무부 외자사 부사장(부국장)이 중국한국상회 사무국을 직접 방문해 한국 기업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전달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양 중국한국상회 회장은 회원사 등 한국 기업들로부터 사전에 취합한 문제를 탕 부사장에게 전달했는데, 간담회 직후 애로사항 하나가 곧바로 해결된 것이다.
중국한국상회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 K사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하며 대금은 중국은행을 통해 받기로 했다. 중국 사업장에서 진행된 일인데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기업들이 중국의 은행들과 위안화 거래를 늘린 만큼 자연스러운 거래였다. K사는 러시아 업체로부터 중국은행에 대금을 입금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대금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K사는 이를 중국한국상회에 토로했고, 이를 양 회장이 탕 부사장에게 대신 전달하자 곧바로 대금이 지급됐다.
K사 관계자는 “장기간 지급이 미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중국 당국이 한국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처리해주는 것을 보면 현재 얼마나 외자 유치에 시급한 상황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을 비롯해 지방정부에서 한국은 물론 해외 기업들을 수시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어려운 점이 없는지 묻고 있다”며 “투자 유치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체감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이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총 4125억 1000만 위안(약 78조 63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나 감소했다. 세부 업종별로 스마트 소비재 제조업(332.9%), 첨단기술 서비스업(103.1%) 등 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는 크게 늘었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전체 투자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내수 소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 반간첩법 시행 등 중국 내 투자 환경을 우려한 외국 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이날 포럼에서 기조 발표를 맡은 탕 부사장은 중국 내 투자 환경이 계속해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투자에 나서달라고 한국 기업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대외 개방은 중국의 기본 국책이며, 중국 정부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 서비스 보장을 강화하며 시장화, 법치화, 국제화의 일류 비즈니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곧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양 회장은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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