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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후회없이 날아오를 것"

■'절치부심의 아이콘' 체조 여서정

도쿄올림픽 뒤 부상 후유증 딛고

세계선수권 銅 등 완벽히 회복

"착지 실수, 마음 다잡은 계기 돼"

36년만에 女단체전 출전 견인

父 넘어 올림픽 연속 메달 도전

여서정. 사진 제공=대한체조협회




여서정, 사진 제공=대한체조협회


2023 세계체조선수권대회 도마 종목에서 고난도 연기를 시도하고 있는 여서정. AP연합뉴스


“내가 넘어질 일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2022 세계체조선수권 여자 도마 결선. 구름판을 밟고 힘차게 도약한 여서정(22·제천시청)이 공중에서 몇 바퀴 돌더니 무릎을 꿇은 채로 추락했다. 곧이어 머리까지 바닥에 ‘쿵’ 하고 박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관중을 향해 밝은 미소를 보였지만 그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합 때 그렇게 넘어진 건 처음이었어요.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 같아요.” 절치부심하고 돌아온 여서정은 이듬해 열린 세계체조선수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땄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7월 26일)을 약 한 달 앞두고 만난 여서정은 “그때가 체조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돌아봤다. 사실 10대의 여서정은 거칠 게 없었다. 시니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16세가 되자마자 나선 첫 국제 종합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더니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19세의 나이에 한국 여자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뒤에 당한 허리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부상의 후유증으로 2022 세계선수권 결선에서는 8명 중 7위에 그쳤고 도쿄 올림픽 동메달로 이끈 기술 ‘여서정(앞으로 공중 720도를 비트는 동작)’은 볼 수도 없었다. 여기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굴욕적인 착지까지 나왔다. “올림픽 이후 부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여서정은 “허리 부상이 낫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할 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 착지 이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체조를 계속할 거면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내가 잘하고 있어도 스스로를 의심한다”고 털어놓았다.

2022 세계선수권 이후 빠른 회복 탄력성을 보여준 여서정은 지난해 12월 열린 2024년도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어 올해 3월 치러진 올림픽 파견 선발전을 통과해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특히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단체전에서 한국을 24개 팀 중 11위에 올려놓으며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여자 단체전 출전권 획득에도 기여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에 참가하는 여서정은 지난해부터 여자 대표팀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도 막중하다.



“아무래도 주장이다 보니 부담감도 있지만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면서 대회를 치러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다같이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같이 한마음으로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커요. 항상 선수들에게 ‘즐기고 오자’고 말합니다. 도쿄 때보다 동료가 많아서 더 힘이 나기도 해요.”

여서정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 여홍철을 넘어 두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도쿄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의 주력 기술은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5.8의 기술 ‘여서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서정’은 국제체조연맹(FIG)에 등재된 여자 도마 기술 중 두 번째로 높은 난도의 기술이다.

파리 올림픽은 여서정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는 “나의 체조 인생은 아직 도약 중”이라며 “나이로 보면 마지막 올림픽이 맞기는 한데 솔직히 아무런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 그런 걸 신경 쓰기보다는 눈앞의 대회, 눈앞의 결과만 생각하고 훈련했다. 올림픽에서 다치지 않고 후회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하고 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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