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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추락하던 경제 다시 살려"…트럼프 "인플레 악화로 美 죽어가"

■美대선 첫 TV토론…4년만에 재대결 '날선 대립'

경제위기 책임놓고 네탓 공방

바이든 "길 고양이 수준 도덕성"

여성편력·범죄 혐의 파고들어

트럼프는 불법 이민 집중 공세

"공정하다면 결과 승복" 여지도

2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에 참석한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본사 스튜디오에서 90분간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회는 서로의 약점을 물고 뜯는 치열한 혈투였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 문제를 끊임없이 부각하며 바이든을 몰아붙였고 바이든은 트럼프의 여성 편력과 범죄 혐의를 끄집어냈다. ‘패배자’ ‘호구’ ‘최악의 대통령’ 등 원색적인 표현도 난무했다.

트럼프는 “뉴욕·캘리포니아, 그리고 미국 내 모든 주에서 그들(불법 이민자)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있다”면서 폭력 범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바이든의 이민 정책을 지목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쥐 둥지(rat's nest)에서 살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더 이상 국경이 없다. 그들(이민자)이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우리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미국 내 수많은 문제를 불법 이민과 엮으며 특유의 ‘편 가르기’를 시도했다. 그는 흑인들이 삶의 질과 관련한 질문에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 히스패닉과 흑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사회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대 군인들이 제대로 처우를 받지 못하는데 불법 이민자들은 호텔에서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도덕성과 막말 논란을 집중 공략했다. 그는 “(트럼프는) 부인이 임신한 상태에서 포르노 스타와 성관계를 가졌다”면서 “당신은 길고양이 수준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포르노 스타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면서 “법무부 검사가 뉴욕 지검으로 전근을 가서 나를 기소하고 민주당 판사가 나를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재임하면 ‘보복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꺼내들며 “대통령이 보복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역사상 전례가 없던 일”이라면서 “이 사람은(트럼프) 미국 민주주의가 뭔지 전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이 무대에 있는 유일한 중범죄자”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바이든의 아들은 더 중대한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고 맞받아쳤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과거 전쟁 때 죽은 미군을 ‘패자’ ‘멍청이’라고 불렀다는 언론 보도를 끄집어냈고 트럼프는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한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 시절 혼란에 빠진 미국 경제를 넘겨받아 살린 것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내가 취임했을 때 미국 경제는 추락 중이었고 팬데믹은 너무나 형편없이 처리됐다”면서 “우리가 해야 했던 일은 상황을 다시 바로잡는 것이고 아직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었다”고 반박하며 바이든 경제를 겨냥해 “미국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중(對中) 관세’ 등 세금 문제도 민감한 쟁점이었다. 트럼프는 그의 공약인 10% 보편적 기본 관세와 관련해 “수년간 우리를 벗겨먹던 중국 같은 나라들과의 공정함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는 관세를 추가해 중산층 세금을 올릴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연평균 2500달러 이상을 음식 등에 더 지불하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기후 정책을 놓고도 정면 충돌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던 것을 언급하며 “그는 환경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기후변화 법안(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나는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파리 협약)을 끝냈다”면서 “미국만 손해를 보는 파리 협약은 재앙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회자가 트럼프에게 세 번이나 물어본 질문도 있었다. 11월 대선에서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공정하다면 승복하겠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바이든은 ‘두 번째 임기가 끝나면 86세가 된다’는 고령 리스크와 관련된 질문에 자신의 성과 등을 강조했으나 유권자들을 안심시킬 만한 메시지를 내놓지는 못했다.

CNN이 집계한 이날 발언 점유 시간은 트럼프는 40분 12초, 바이든은 35분 41초였다. 트럼프는 4년 전과 달리 쉽게 격앙되거나 흥분하지 않았지만 질문과는 관계없는 특유의 ‘동문서답’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한 논리적으로 트럼프를 상대하려 했으나 올 3월 국정연설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CNN은 이날 토론에 대해 “바이든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의 거짓말은 반복됐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토론 중 정책 논의가 인신공격으로 가려졌고 후보들이 골프 실력, 인지 능력, 법적 문제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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