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운행 구간의 40%가 넘는 곳에서 전동차 실내 소음이 80㏈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각 손상이 생길 수 있는 수준이다.
29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길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285개 구간 중 118개 구간(41.4%)에서 전동차 실내 최고소음이 80㏈로 나타났다.
노선별로 살펴보면 7호선은 51개 구간 중 30개 구간(58.8%)으로 가장 많았다. 5호선 56개 구간 중 32개 구간(57.1%), 3호선 34개 구간 중 14개 구간(41.2%), 6호선 40개 구간 중 16개 구간(40.0%) 순으로 나타났다. 1호선은 10개 구간 중 1개 구간(10%)으로 가장 적었다. 개별 구간으로는 5호선 여의나루에서 마포 구간 최고소음이 90.6㏈로 가장 높았다.
소음을 관리해야 하는 서울교통공사는 환경부의 ‘철도차량의 소음권고기준 및 검사방법 등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객차 내 소음을 80㏈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고시가 ‘선로 중심으로부터 양쪽 7.5m 거리’로 전동차 외부 소음측정 기준과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내 소음 기준이 없어 잘못된 기준으로 소음 관리를 해왔던 것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서 80㏈과 90㏈은 지속 노출될 경우 청역 장애와 난청 증상이 시작되는 수준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5·7호선을 이용하는 서울시민들은 잘못된 기준인 줄도 모르고 청각 손상 수준의 환경에서 매일 출퇴근하고 있었다”며 “적정 관리기준부터 조속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 측은 제작 발주 예정인 전동차 소음 대책을 보완 강화하고, 정부에 소음 기준 마련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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