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움츠렸던 리츠들의 자산재분배가 활발해지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치솟던 자금 조달 금리가 다소 안정되자 적극적인 자산 운용을 통해 배당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리츠 업계에 따르면 NH올원리츠는 지난달 24일 기초자산이던 ‘에이원타워 인계’를 주식회사 천경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575억 원으로, 2020년 약 462억 원에 매입한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110억 원이 넘는 매각차익을 낸 셈이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에이원타워 인계’는 연면적 2만 7698㎡, 지하 4층~지상 14층 규모의 오피스 건물이다. 주요 임차인으로는 삼성 금융그룹 계열사와 고용노동부, NH농협은행 등이 있으며 현재 임대율은 약 92%다. 특히 향후 GTX-C 노선과 수원도시철도 1호선, 신분당선 연장선 등 교통망 개발도 계획돼 있어 자산 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H올원리츠는 지난해 7월에도 신한리츠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에이원타워 인계 매각을 추진했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들의 이탈로 거래가 불발된 바 있다. 이번 매각을 주관한 젠스타메이트 관계사 에비슨영코리아 캐피탈마켓(CM)본부 관계자는 “수원 중심에 위치한 입지와 삼성 금융그룹 계열사 등 우량 임차인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자산”이라며 “금리 인하 전망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고수익 배당을 눈여겨본 투자자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NH올원리츠를 운용하는 NH리츠운용은 이번 자산 매각 대금을 활용해 또 다른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NH올원리츠의 한 관계자는 “2022년 말 이후 시장이 침체하면서 신규 자산 편입보다는 기존 자산의 안정적인 배당을 목표로 운용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조금씩 성장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시장에서도 조달금리가 다소 낮아지자 자산 매각이나 신규 편입 등을 다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FN리츠를 운용하는 삼성SRA자산운용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연내 신규자산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신규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다. 가격은 약 1260억 원으로 유상증자와 금융권 차입을 통해 취득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최근 시장 금리가 다소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화리츠는 지난달 리파이낸싱(자본재조달)을 통해 기존 대출 금리를 약 0.8%포인트 낮추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정부도 리츠 제도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리츠 배당 확대법’이다. 기존에는 리츠가 배당할 수 있는 이익을 계산할 때 자산의 평가손실분을 반영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이익 배당 한도에서 제외한다. 평가손실분을 제외함에 따라 이익의 90% 이상 배당할 경우 법인세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리츠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하고 월 배당을 추진하는 내용 등이 담긴 부동산투자회사법 및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진 중인 정책적인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리츠의 투자 여력 확충과 투자 유인 등 리츠 시장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자산 운용을 위한 유상증자 등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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