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레미콘 운송기사들이 무기한 휴업에 돌입하면서 건설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휴업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공사 기간이 연장돼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 건설사의 경우 이날 수도권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예정됐던 현장 15곳 중 9곳이 멈췄다. B 건설사도 수도권에서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인 공사 현장 9곳 전부 레미콘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일부 건설사는 레미콘 업체가 고용한 대체인력을 통해 납품을 받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각 현장에 레미콘 작업 대신 철근이나 형틀, 전기 등 다른 작업을 진행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물 6개 층 수준까지 공정률이 올라온 현장의 경우 지하층 마감 공사가 가능한 만큼 벽돌을 쌓는 조적이나 미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다른 공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레미콘 운송노조 휴업으로 현장이 멈춘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휴업이 사흘 이상 이어지면 공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예의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레미콘을 받지 못해 공사에 차질이 빚어진 현장에는 재건축 현장도 다수 포함돼있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 재건축 현장도 이날 레미콘 작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레미콘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 공사비가 인상돼 분양가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 지수는 154.09로 4년 전인 2020년 3월(118.47)보다 35.62포인트나 상승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 자잿값 상승세가 다소 꺾인 상황에서 레미콘 운송노조 휴업으로 공사비가 또다시 크게 인상되면 결국 피해는 수분양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