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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빠졌고 이민자 더 늘었다’…英 보수당 ‘역대급’ 참패 전망

‘브렉시트’ 완수 목표로 2019년 압승한 보수당

성장 뒷걸음에 물가 치솟아 대중 불만 커져

난민 문제로 EU 탈퇴했는데 이민 유입 증가

“보수당 창당 190년만에 최악 참패 전망”

"전국에서 맞은 총리, 권투였으면 취소됐을 것"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5월 22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밖에서 7월 4일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연설을 하고. EPA연합뉴스




‘브렉시트를 완수하라.(Get Brexit Done.)’ 2019년 영국 총선에서 당시 보수당 대표였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앞세웠던 구호다. 2016년 국민투표에서 결정한 유럽연합(EU) 탈퇴 과제를 빠르게 끝내겠다는 공언이었다. 당시 보수당은 이를 통해 압도적 승리를 챙겼고 2020년 1월 31일 영국은 공식적으로 EU 울타리에서 벗어났다.

4년이 흐른 지금 새 총선을 치러야 하는 영국에선 당시 결정을 후회한다는 여론이 상당한 분위기다. ‘브레그렛(Bregret, Brexit+regret)’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브렉시트’ 후 영국 경제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이민자 유입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영국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서베이션은 이번 영국 총선에서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전체 의석 650석 중 484석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1997년 토니 블레어 전 노동당 대표가 거둔 418석의 압승을 넘어서는 기록을 예측한 셈이다. 보수당은 64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1834년 보수당 창당 이후 최악의 총선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론조사가 맞을 경우 보수당은 일반 투표의 약 20%만을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 영국 역사상 가장 낮은 득표율이며 2019년 총선에서 기록한 득표율(43.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보수당 상원 의원인 앤드류 쿠퍼는 이런 상황을 두고 “수낵 총리가 전국을 돌며 맞고 있다”면서 “이게 권투 경기였다면 지금쯤은 취소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브렉시트 찬반 여론. WSJ캡쳐




보수당의 참패는 집권 기간 기록한 부진한 경제 성적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의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영국의 GDP는 2019년 대비 1.7% 성장에 그친다. 같은 기간 0.3% 성장한 독일보다는 나은 성적이지만 3.4%의 ‘유로존’(유로화 통화국) 성장률 대비로는 절반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0.5% 수준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침몰은 ‘브렉시트’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U 탈퇴 후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지자 영국 경제가 직격탄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EU 탈퇴 이후 영국의 상품무역이 선진국 대비 15%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의 필립 카울리 교수는 “수낵이 나쁜 위치에서 시작했고 더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가 치솟고 실질임금이 줄자 대중 불만은 늘어갔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실질임금은 1970년부터 2007년까지 10년마다 평균 33% 늘었는데 2010년대 보수당 집권 기간 동안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의 세 부담이 높아진 것도 여론 악화의 이유로 꼽힌다.

늘어난 이민 문제도 표심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국민들은 난민 문제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EU 탈퇴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기대와 달리 브렉시트 후 영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는 더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2년 영국의 순이민자 수가 74만 5000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10만~20만 명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WSJ은 최근 한 기사에서 “보수당은 노동당에 패할 것이 확실히 보인다”면서 “유일한 의문은 리시 수낵과 보수당의 몰락 규모”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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