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11일(현지 시간) 미국 순방에 나선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안보협력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하와이의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을 방문해 한미 동맹의 강력함도 과시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 부부가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를 찾는 것으로 이는 한국 대통령 중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0일 체코·핀란드 등 5개 이상의 나토 회원국과 연쇄 양자회담을 개최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11일에는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 나토 동맹·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차례로 참석한 뒤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나토 퍼블릭포럼에 단독 연사로 나선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목적을 ‘글로벌 공조를 통한 안보의 강화’로 설정했다. IP4 정상회의에서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높은 수위의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인도태평양 차원뿐 아니라 나토 동맹국 차원에서도 공동 대응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 차장은 “북러의 군사 협력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자유·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지원 의지도 재확인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정상회담에서는 안보·에너지 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국인 체코는 국내 기업이 현지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고 핀란드는 K9 자주포를 도입하는 등 방산 협력 가능성이 큰 나라다. 대통령실은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 참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토 정상회의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한미·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한미일정상회의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며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워싱턴DC 방문에 앞서 8~9일 하와이를 찾는다. 윤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 이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브리핑을 받고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는 것은 1995년 김영삼 대통령 이후 2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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