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후 역사상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의회의 제1당이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7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2차 결선 투표가 43년 만에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선거 지형이 ‘극우 대 반극우 세력’의 구도로 단순화되면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싶은 프랑스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불러들였다는 분석이다.
이날 프랑스 내무부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정오까지 등록 유권자의 약 26.63%가 프랑스 국회의원을 뽑는 결선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달 6월 30일 1차 투표 수치인 26%보다도 소폭 높고 1981년 이후 유사한 선거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 앞서 1차 선거는 전체 투표율 역시 이례적으로 높은 66.7%를 기록한 바 있다.
외신들은 프랑스 총선이 극우 대 반극우 세력으로 단순화된 것이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주 있었던 1차 투표 결과 극우파인 마리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RN)이 33% 득표율로 승리하자 위기감을 느낀 중도·좌파 반극우 세력이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차 투표 이전 여론조사에서 RN연합은 과반인 289석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확보 가능 의석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RN의 경우 선거 캠페인 막바지에 소속 초보 후보들이 인터뷰에서 실수한다거나 온라인에서 차별·혐오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지율이 주춤하기도 했다. 특히 RN 과반을 저지하기 위해 NFP와 앙상블이 각 선거구에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사퇴시키기로 한 전략도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거 막판에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연합 앙상블이 극우를 저지하자며 채택한 ‘공동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며 “단 여론조사 결과 어느 쪽도 집권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투표는 소도시는 오후 6시, 대도시는 오후 8시(한국시간 오전 3시) 마감된다. 여론조사 기관은 오후 8시 직후 예상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3주 간의 짧은 선거 기간 동안 정치적 폭력이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혹시 모를 유권자들의 충돌을 방지하고자 약 3만 명의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이비통 매장을 포함한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 부티크들 역시 선거 결과 극우 세력이 승리할 경우 폭력 시위가 일어날 것을 대비해 창문에 바리케이트를 치는 등 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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