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연패를 거둔 한진선처럼 행운이 겹치는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대회 최종일 샷 이글을 두 번이나 터트린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강원의 딸’이 ‘강원의 땅’에서 2년 연속으로 우승해 화제가 됐다. 함정이 많고 난해한 하이원이지만 한진선에게는 유난히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딱 한 홀만은 그에게도 예외였다.
453야드로 하이원 코스 중 가장 긴 파 4홀인 18번 홀이다. 지난해 한진선은 나흘 동안 이 홀에서 버디는 1개도 잡지 못하고 파2개에 보기 2개를 기록해 2타를 잃었다.
작년 나흘 동안 이 홀에서 나온 버디 숫자는 15개에 불과하다. 작년 4라운드 KLPGA 대회 코스 중 블루헤런 1번·12번 홀(이상 파4)과 함께 버디가 가장 적게 나온 홀이다. 1라운드에는 7개가 나왔지만 2라운드 2개, 3라운드 3개, 4라운드 3개로 야속할 정도로 버디가 나오지 않았다. 나흘 동안 2개 이상 버디를 잡은 선수는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버디를 기록한 이제영 한 명뿐이다.
버디 15개, 파 217개, 보기 127개, 더블보기 5개, 트리플보기 4개가 나온 2023년 이 홀의 평균 타수는 4.36타였다. 치명적인 스코어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보기가 무척 흔한 홀이다. ‘파 아니면 보기’ 홀인 것이다. 2022년에는 버디가 11개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한진선도 3라운드에는 버디를 잡았다.
이 홀의 가장 큰 특징은 중간에 페어웨이를 가르는 큰 연못(페널티 구역)이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 앞까지 끊어 가야한다. 따라서 티샷을 할 때 장타가 전혀 필요 없다. 보통 티샷으로 200야드에서 220야드를 치면 240야드에서 220야드가 남는다. 대부분 티샷 보다 남은 거리가 길다.
긴 파4홀이면 보통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이 홀에서는 티샷을 할 때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어떻게 보면 연못 앞에 티잉 그라운드를 설치한 긴 파3홀 같기도 하다. 물론 누가 최대한 연못에 가깝게 붙이고 좋은 라이를 확보하느냐 하는 ‘정교한 티샷 게임’이기도 하다.
티샷을 연못 앞으로 보내놓고 두 번째 샷으로 일단 연못만 넘기면 보기는 확보하는 셈이다. 그 후 다음은 파 세이브 능력을 시험하는 곳이다.
작년 대회 때는 장타 1위 황유민과 장타 2위 방신실이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 장타 1위 방신실과 장타 3위 윤이나 그리고 장타 4위 이동은이 출전해 이 홀과 승부를 벌인다. 세 선수 모두 이번이 하이원과 첫 만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