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이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다. 한일 정상은 북러 밀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역내 평화와 안전 수호를 위해 공동 대응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순방 첫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8일 6·25전쟁 영웅들이 잠든 묘지를 찾아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의 강력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에 차려진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이 10개 이상이 개최될 것이라며 “일본과 매우 적극적으로 진전된 상태”라고 밝혔다. 양자 정상회담 개최가 유력한 나라는 일본을 비롯해 독일과 캐나다·네덜란드·체코·영국 등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5월 26일 서울에서 만난 지 불과 한 달 반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게 되는 것이다.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복원한 북러의 밀월이 동북아시아 정세에 몰고 올 파장을 서둘러 진단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 전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를 찾은 윤 대통령 부부는 첫 일정으로 태평양 국립묘지를 방문했다.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참전 용사의 묘 등 6만 개의 유해가 안장된 곳으로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사발 모양처럼 움푹 들어간 형태 때문에 ‘펀치볼 묘지’라고도 불린다. 윤 대통령은 헌화를 마친 뒤 6·25전쟁에서 생존한 용사 6명을 직접 만나 사의를 전달했다. 또 6·25전쟁에서 공적을 쌓아 미국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은 참전용사 고(故) 벤저민 윌슨의 묘를 참배해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
이후 윤 대통령 부부는 동포 간담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미주 이민이 시작된 하와이는 이민사에 의미가 큰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에 하와이 동포들이 물질적·정신적으로 기여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기틀이 세워졌다”며 “조국의 발전 뒤에 하와이 동포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