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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관광 킬러콘텐츠로…지자체 '유엔관광청 미식포럼' 유치 활발

여행객 80%가 지역 음식에 관심

UN관광청 미식포럼 유치전 치열

한국서도 전북·부산·광주 도전장

“민간 참여 콘텐츠로 시장 키워야”

지난달 26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유엔관광청 ‘지역 미식관광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현지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 제공=필리핀 관광부




미식(gastronomy) 관광이 여행 산업의 킬러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여행지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현지 음식 및 맛집을 꼽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도 국제적인 미식 관련 포럼 유치에 적극 나서고 민간 차원에서도 식품·음료 산업과 관광 산업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에 따르면 관광객의 34%는 지역 맛집과 음식 퀄리티를 여행지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현지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음식이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음식여행협회(World Food Travel Association)는 여행객의 약 80%가 새로운 장소에서 지역 맛집을 검색하며 전체 관광객의 절반 이상(53%)이 ‘미식 관광객(culinary travelers)’이라고 분류하고 있다.

미식 관광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유엔관광청(UN Tourism)이 매년 개최하는 ‘세계 미식관광 포럼’이 대표적이다. 세계 미식관광 포럼은 음식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스페인 산세바스티안과 다른 국가의 도시에서 번갈아 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산세바스티안에서 진행됐고 올해는 바레인 사키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유엔관광청이 미식 산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다. 미식은 그 자체로 여행지의 문화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체험형 콘텐츠로서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즐길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통돼지구이 ‘레촌’. 사진=이경운 기자


유엔관광청이 여행 업계에서 지닌 상징성 때문에 포럼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필리핀의 경우 세계 미식관광 포럼 유치에 적극 나섰다가 좌절되자 유엔관광청과 협의해 ‘지역 미식관광 포럼’이라는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 1회 개최국이 됐다. 필리핀은 태국·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음식 산업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포럼 개최를 통해 반전 시도를 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미식관광 포럼 유치전이 한창이다. 당장 2026년 세계 미식관광 포럼을 노리고 부산과 광주, 전라북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이들 지자체는 국내 개최 도시 결정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문체부를 통해 유엔관광청에 공식 서신, 동의서 등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조정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미식 산업 활성화와 별개로 민간의 노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음식은 정부가 지원한다고 단기간에 개발되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는 ‘음식 관광 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음식 영역은 생산·개발, 유통, 판매 등에서 민간 영역이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식음 관련 산업과 관광 산업을 융복합적으로 연계하고 민간 기업의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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