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한 남편이 부부 싸움을 할 때마다 과거를 문제 삼고 전 남편과 낳은 딸에게 주는 용돈을 재산 빼돌리기로 의심한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9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전 남편의 술버릇, 폭력에 견디지 못하고 딸을 두고 이혼한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이혼 후) 혼자 살던 중 현재의 남편을 만나 재혼을 했다"며 "저와 남편 사이에는 예쁜 아이도 생겼다. 그런데 남편은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제 과거를 문제 삼으며 폭언을 했다"고 털어놨다. “전 남편에게 가라”는 말과 함께 전 남편에게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심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이 다 큰 어른이 돼 찾아왔다”는 A씨는 남편이 처음에는 큰 딸이 생겼다며 좋아했지만 언제인가부터 수시로 딸에게 용돈을 줘 빼돌렸다고 말했고 딸을 빌미로 전 남편을 만나고 다닌다고 의심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런 일은 전혀 없다는 걸 설명하고 애를 썼지만 점점 더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참기 어려워졌다. 이제 헤어지고 싶다"며 "제가 전남편 사이에 낳은 딸에게 용돈을 준 게 재산분할에 문제가 되냐.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데리고 도망칠까 생각했지만, 남편이 무서워서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경내 변호사는 "과거 아이를 낳은 것이 유책사유가 아니라 상대방이 과거를 이유로 A씨에게 폭언, 폭행하는 것이 유책사유가 될 수 있다"며 "근거 없이 A씨와 전 배우자, 전혼자녀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폭언, 폭행하는 것은 이혼 사유"라고 지적했다.
용돈을 준 것이 재산분할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혼자녀가 찾아왔을 때 용돈을 몇차례 지급했어도 그 금액이 사회적인 상당성을 초과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A씨의 재산분할청구권이 부인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재혼 남편에게서 받은 생활비와 용돈의 액수, 전혼자녀에게 지급한 용돈 금액, 빈도, 그동안 양육비를 지급해 왔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납득할 수준 이상의 용돈을, 그것도 빈번하게 줬다면 재산분할 때 문제가 될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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