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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IG넥스원, 해군 지원 속에 림팩훈련서 대함미사일 ‘비궁’ 실사격…수출 최종 테스트[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번주 환태평양훈련서 최종 성능 평가

계약 성사되면 국산 무기론 첫 美 수출

K방산 美 진출 위해 해군도 적극 지원

북한 고속정 잡는 2.75인치 유도 로켓

사진 제공=육군




LIG넥스원이 이번 주에 미국 하와이 현지에서 실시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해상 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 중에 2.75인치(70mm) 유도로켓(무선·적외선 등의 유도에 따라 목표물에 도달하는 무기) ‘비궁’(匕弓)에 대한 최종 성능 평가(FCT)를 위해 실사격을 실시한다. 마지막 관문인 최종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연내 수출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비궁은 미국으로 수출된 최초의 국산 무기체계가 된다.

10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번 주 중 하와이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환태평훈련(림팩)에서 비궁에 대한 최종 성능 평가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LIG넥스원이 비궁에 대한 최종 발사 시험에 통과하면 계약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 해군은 소형 고속정을 주력 무기로 하는 후티 반군과 분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값싼 소형 유도무기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으로 전해졌다.

당초 비궁은 미국과 함께 개발하던 무기체계다. 2000년대 초 미군은 다수의 대형 대함미사일을 갖추고 있었지만 소규모 보트를 이용해 직접 군함에 충돌하는 신종 테러 공격에 취약했다. 이에 미군은 기존에 사용하던 지름 2.75인치 로켓에 유도 장치를 부착한 저가형 유도로켓을 공동 개발할 국가를 찾았다.

미국은 한국의 LIG넥스원, 국방과학연구소 등과 2007년부터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당시 프로젝트 이름은 저가형 영상 유도로켓을 뜻하는 ‘로거’(LOGIR·Low-cOst Guided Imaging Rocket)로 명명됐다. 하지만 미국은 2012년에 예산 문제로 중도 포기했다. 반면 한국은 계속 사업을 진행해 2015년에 개발을 마친 뒤 2018년부터 전력화했다. LIG넥스원이 양산을 담당한 이 무기체계가 바로 ‘비궁’이다.

영상 제공=방위사업청


비궁은 이미 미 국방부의 무기성능 평가 FCT(Foreign Comparative Test·해외 비교 시험)에서 미국 평가단의 참관 아래 비행·사격 시험을 비롯해 현장 실사 등 다수 검증 과정의 요구 조건을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충족하며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로켓 구경은 2.75인치 70mm, 길이는 1.9m, 무게는 15kg이며 사거리는 5~8km다. 동체 고정형 비냉각형 적외선 영상 탐색기를 장착하고 있어 주야간 작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비궁은 차량에 탑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차량 한 대에 2개의 발사장치에서 최대 40발 발사가 가능하다.

차량은 5t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약 10m 높이로 세울 수 있는 표적탐지장비(TADS)와 운용 인원들이 타는 캐빈, 로켓 발사관이 들어있는 포드(pod) 2개가 탑재된 회전포탑으로 이뤄졌다. 발사체계 1대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인력은 3명이다. 표적탐지장비와 발사장비 운용자 각 1명, 운전병 1명이다.

발사 방식은 발사차량의 표적탐지장비가 접근하는 적의 표적정보를 획득하면 유도로켓에 정보를 입력하고 목표물 인근까지 관성비행을 할 수 있도록 회전포탑의 각도와 고각을 조절한다. 이후 발사된 유도로켓은 자체 적외선 탐색기로 정확히 적을 찾아 따라가며 정밀타격할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표적탐지부터 전개,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10~20초 남짓으로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저지하기에 충분하다.



비궁은 지대함(地對艦) 미사일로 개발됐지만 최대 강점은 지대지(地對地), 함대함(艦對艦), 공대함(空對艦), 공대지(空對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량 탑재 방식을 적용해 다양한 플랫폼에 모듈 형태로 장착도 가능하다. 열 영상 탐색기를 통해 야간에도 운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양산 때 로켓 1발당 가격은 4000만원 수준. 이는 미군의 주력 미사일인 록히드마틴의 ‘헬파이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LIG넥스원이 지난 2022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림팩 훈련서 유도로켓 '비궁'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LIG넥스원


비궁은 유도미사일 체계지만 엄밀히 보면 북한이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공기부양정을 포함한 소형 고속함정을 정밀타격하는 유도로켓체계다. 우리 군이 이미 비궁을 전력화한 점도 미국 수출 가능성이 높이는 흥행 카드 중에 하나다. 2016년 12월 말 100여 억원 규모의 비궁 초도양산을 시작해 현재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부대에서 노후 해안포를 대체해 운용 중이다. 비궁 양산사업의 총 규모는 약 1200억 원으로 해병대를 시작으로 해군, 육군에 단계별로 전력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수출 계약 실적도 이번 계약 성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군이 비궁을 체택한 점을 미국도 감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10월 도입한 신형 ‘고속초계정(FPB) 2200’ 함정에 소형 공격정 대응용으로 도입했다. 아랍에미리트도 해군 함정에 탑재한 것과 동일한 LIG넥스원의 발사관 12개짜리 비궁 발사대를 탑재했다. 이 때문에 홍해에서 후티반군과 이란의 무인수상정과 고속정 위협에 대응하려는 미군이 LIG넥스원의 비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림팩훈련에서 LIG넥스원의 성공적인 최종 성능 테스트를 위해 해군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K방산의 미국 방산시장 첫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만들 수 있도록 자국의 소요군인 해군이 직접 나선 것이다. 해군은 국방부에게 보고하고 LIG넥스원이 실제 포탄을 탑재한 비궁을 미국 하와이 현지까지 안전하게 운송해 실사격을 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LIG넥스원과 논의하며 함께 뛰었다는 후문이다.

만약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 무기가 미 해군 무기고에 통합되는 첫 사례가 기록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의 평가 후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이 협상을 위해 직접 미국을 방문할 계획도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위해 전사적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유도로켓 비궁이 국산 무기로 첫 미국 시장 진출의 이정표를 세우고자 LIG회장이 직접 미국 방문에 나설 비궁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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