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지속적 도발로 한반도와 역내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확고한 연합방위태세가 긴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태사령부에서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과 한반도 주요 안보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대통령의 인태사 방문은 1995년 이후 29년 만이다. 인태사로 명칭이 바뀐 2018년 이후에는 처음이다.
파파로 사령관과 환담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인태사 작전센터로 이동해 작전 현황에 대해 보고 받았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한 인태사의 노력에 사의를 표명하며, 한미 군사 당국 간 더욱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파파로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파파로 사령관이 태평양함대사령관으로 재직하며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한 취지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사의 미국 장병 200여명을 만나 격려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사를 “한미 동맹의 대들보”라고 평가하며 엄중한 한반도 안보 환경 속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방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처참한 삶을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했다”며 “북한은 러시아와 불법적인 무기거래를 통해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선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 공유국 간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한미 군사협력 내용을 짚으며 “공고한 공약과 협력에 토대를 둔 강력한 능력이야말로 규범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병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강력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그리고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끄는 진정한 힘”이라며 “파파로 인태사령관님의 지휘 지침이 '압도적 승리, Prevail’이라고 알고 있다. 인태사가 늘 전장을 지배하고 승리하는 사령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파파로 사령관 뿐 아니라 태평양육군사령관·태평양공군사령관·태평양함대사령관 등 인태사 휘하의 주요 지휘관들이 모두 자리했다. 참석한 미국 장군들의 별을 합치면 총 23개에 달한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인태사는 한반도 안보의 핵심 축이다. 인태 지역 내 항공모함 등 주요 전략자산 전개를 건의할 권한과 운용의 책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태사가 관할하는 지역만 지구 면적의 52%에 달한다. 미국의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중에서도 면적·규모 면에서 규모가 단연 으뜸이다. 이런 이유로 인태사의 작전 반경은 ‘북극곰에서 펭귄까지. 할리우드에서 발리우드까지’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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