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을 치른 프랑스에서 정치적 혼란이 커진 가운데 이달 26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프랑스는 파리 올림픽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정치적 갈림길에 직면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어떤 정당이 (올림픽을) 맡을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앞선 7일 실시된 총선 결선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성향 범여권은 2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제1당으로 도약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역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과 NFT, 3위인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서로를 기피해 연립정부 구성이 한동안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과도기 국면에서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파리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의 운영 주체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제출한 사표를 반려하고 당분간 직무를 계속하도록 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승리한 NFP는 이미 총리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올림픽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의 거취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다르마냉 장관은 “대회가 잘 준비됐다”며 앞서 좌파 연합이나 극우가 정부를 구성하면 즉각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 디치 프랑슈콩테대 역사·체육학 교수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무부 장관은 가장 중요한 위치”라며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우려하는 것들은 비행·범죄·테러·교통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에서 노동계의 파업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파리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우려를 더하고 있다. 파리의 주요 공항 2곳을 운영하는 ADP에서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들은 올림픽 기간 특별 상여금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 공항은 올림픽을 위해 파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주요 입국로다. 출전선수를 포함한 최대 35만 명과 대회에 필요한 장비가 대거 드나들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 노동자들이 예고한 개시일은 이달 17일로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이 입국해 파리 북부에 있는 선수촌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올해 프랑스 경찰, 항공기 관제사, 환경미화원, 중앙정부 공무원, 전철 운전사, 소방관 등이 올림픽을 앞두고 수당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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