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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돈 싸게 팝니다"…여행객 유혹하는 가짜 '결제 사이트'

고환율·수수료 부담에 개인 거래 하려다

동남아 등 휴가지 중심 사기 피해 급증

허위 안전결제 페이지에 입금 즉시 잠적

환전 사기꾼이 보낸 위조 네이버 안전결제 거래 사이트. 실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로그인이 가능하지만 입력 시 개인정보 유출 위험까지 존재한다. 장형임기자




여름 휴가철이 시작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 거래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현지 화폐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허위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며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교하게 위조한 가짜 환전 사이트까지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네이버 여행 정보 카페나 번개장터·당근 등에서 “해외여행 후 현지 돈이 많이 남아서 처분한다”며 개인 간 화폐 거래를 제안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동남아 등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 화폐를 대상으로 “네이버 환율보다 싸게 내놓는다”면서 실제 화폐 사진과 구체적인 환전 금액까지 올려둬 거래를 꼬드기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포털 안전 결제 사이트를 허위로 만든 뒤 입금액을 가로채는 수법까지 널리 쓰이고 있었다. 기존에 중고 상품 거래 사기에서 주로 쓰이던 수법이 외국 화폐 거래까지 확대된 셈이다.

실제로 기자가 ‘베트남 동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올린 한 사기꾼 A 씨에게 연락해 보니 A 씨는 즉시 네이버 카페 댓글을 막고 개인 카카오톡 아이디와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이어 “어디에 살고 있느냐”고 물은 A 씨는 본인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살아 직거래가 어렵다면서 “요새 사기가 많으니 네이버 안전 결제로 거래하자”며 기자를 안심시키는 모습이었다. 이후 A 씨가 보낸 링크를 눌러보니 네이버 안전 결제를 본뜬 허위 사이트가 나왔다. 해당 사이트에 제시된 입금 계좌번호에 대금을 입금하는 즉시 사기꾼이 돈을 가로채고 잠적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허위 사이트에 자신의 아이디·비밀번호·주소지 등을 입력해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될 위험도 존재한다.

허위 안전거래 링크 사용을 유도 중인 사기꾼 A씨.장형임 기자




환전 사기꾼이 제작해 보내준 허위 네이버 안전 거래 사이트.장형임 기자


특히 최근 동남아 여행객이 빠르게 늘며 베트남 동(VND) 등을 중심으로 피해가 늘고 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동남아로 출국한 여객 수는 2021년 58만 7562명에서 2022년 713만 2790명, 2023년 1844만 6332명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휴가철인 6~8월에 가장 많이 출국한 나라 5곳 중 2곳(베트남·필리핀) 역시 동남아 국가였다.

여행 정보 커뮤니티 측에서도 즉각적인 삭제·차단 조치를 하고 있지만 늘어난 출국 수요에 비례해 사기 피해도 늘고 있다. 실제로 동남아 여행 정보 카페에서 만난 판매자에게 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B 씨는 “고환율과 은행 수수료 부담 때문에 싸게 화폐를 사려다 되레 돈만 날렸다”면서 “출국 직전에 사기를 당하고 소액이다 보니 신고해도 돈을 되돌려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여행 커뮤니티 관리자 C 씨 역시 “보이는 대로 게시글을 지우고 있지만 전화번호도 대놓고 쓰여 있는 데다 금액도 구체적이라 속을 수 있다”면서 우려했다.

이처럼 개인 간 발생하는 소액 환전 사기는 집중 관리·단속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은 미화 5000달러 이상의 개인 간 외화 거래에만 적용된다”면서 몇십몇백만 원 대의 환전 사기는 일반 사기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중고 물품 거래와 사실상 수법도 똑같다 보니 따로 발생 건수를 집계하거나 증가 추이 등을 살펴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 역시 “네이버 플랫폼 외부에 존재하는 조작 사이트까지 우리가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에 대한 회사 차원의 단속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조악한 사이트 로고를 사용하는 등 위조한 티가 났는데 점점 허위 페이지가 고도화되고 안전 결제 절차를 똑같이 본뜨면서 속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계자는 “플랫폼 외부 링크로 연결되는 결제 시스템의 경우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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