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는 20대 선수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시즌 개막전이던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윤상필(26)을 시작으로 코오롱 한국 오픈 우승자 김민규(23)까지 6명의 20대 선수들이 지금까지 열린 12개 대회 중 절반이 넘는 7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루키 김백준(23)이 20대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김백준은 11일 전북 군산의 군산CC(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군산CC 오픈(총상금 7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10개의 버디를 낚아내는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자 반열에 오르기 위한 발판을 놓았다.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친 그는 단독 선두에 나섰다. 63타는 김백준의 정규 투어 개인 최소타 기록이다.
김영수·조민규와 한 조로 묶여 10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김백준은 첫 홀부터 12번 홀(파4)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5번(파4)과 16번 홀(파5) 2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한 그는 18번 홀(파4)부터 후반 2번 홀(파5)까지 또 한번 3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3번 홀(파4)에서 3m 남짓한 퍼트를 놓쳐 유일한 보기를 범한 김백준은 이어진 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잃어버린 타수를 곧바로 만회했다. 7번 홀(파4)에서 열 번째 버디를 떨어뜨린 그는 남은 홀들을 모두 파로 막아내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인왕 포인트 2위(874.33)에 올라 있는 김백준은 국가대표 시절이던 2019년 전국체전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고 2021년 아마추어 추천 선수로 출전한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2승을 거둔 그는 정규 투어로 올라온 올해 10개 대회에서 두 차례 톱10 입상을 포함해 8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최고 성적은 5월 SK텔레콤 오픈 공동 3위다. 김백준은 “생각한 대로 플레이가 잘 됐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대회에 임하겠다”고 남은 라운드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2022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김영수(37)가 8언더파 단독 2위로 추격했다. 대상 특전으로 유럽의 DP월드 투어에 진출했다가 올해 국내 무대로 복귀한 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김영수는 2주 전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 단독 3위를 차지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장유빈은 6언더파 공동 6위에 올라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서는 KPGA 최초로 선수들에게 경기 중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허용해 눈길을 끌었다. 높은 습도와 무더위로 힘들어 할 선수들을 위해 협회가 제안했고 대회조직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여 전격 결정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총 144명의 출전 선수 중 김용태·박경남 등 11명이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처음으로 대회에서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시원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KPGA 관계자는 “아직 반바지 착용을 어색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날씨가 더 더워지면 입는 선수들의 숫자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추후 치러지는 대회에서도 착용할 수 있게끔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 최종 상금은 ‘채리티’ 방식으로 정해진다. 이번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군산CC 측은 프로암 이벤트와 입장권 수익, 굿즈와 식음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 전체를 총상금에 보태기로 했다. 최종 확정된 총상금과 우승 상금은 대회 3라운드 종료 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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