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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편두통, 홈쇼핑에서 고쳤다고?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와이브레인 전자약 ‘두팡’ 식약처 이어 FDA 인증 획득

삼차신경 부위에 경피신경자극 전달해 편두통 완화

이미지투데이




“대학병원을 10년 넘게 다녀도 안 낫는데 무슨 홈쇼핑이야. ”

친구들 사이에서 ‘홈쇼핑 매니아’로 통하는 A가 한 방송에서 구매한 의료기기의 사용후기를 공유하며 카카오톡 대화방이 떠들썩해졌습니다. 단체 대화방 멤버 중 고질적인 편두통을 앓고 있는 친구가 포함돼 있다보니 더욱 관심이 뜨거웠죠.

A가 언급한 의료기기는 국내 기업인 와이브레인이 개발해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두팡’입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의료기기가 편두통 완화 용도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첫 사례였죠.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분야 인증(510k)을 받기도 했습니다. 510k는 FDA가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제도입니다. 이미 시판된 제품이 있는 분야에 진출하고자 할 때 기존 의료기기와 본질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신속 허가 제도의 일종이죠. 이번 인증으로 두팡의 미국 내 판매도 가능해졌습니다.

사진 제공=와이브레인




편두통은 비교적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죠. 세계보건기구(WHO)는 편두통을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질병부담(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높은 질환으로 꼽았습니다. 심한 경우 한달에 몇 번씩 편두통 발작을 일으켜 결근·결석을 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하죠. 저도 편두통으로 10년 넘게 고생 중인 가족이 있어서 관심있게 살펴보았는데요. 의외로 기기의 구성과 사용 방법이 단순했습니다. 본체는 동전 만한 크기로 예방모드와 급속모드 두 가지 핵심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고 눈썹 위 1㎝가량 되는 부위의 이마에 부속 패치를 붙인 후 본체를 부착시키고 원하는 모드를 선택하면 되더라고요. 예방모드는 20분, 급속모드는 60분가량 소요되는데 기기를 작동시키고 안정을 취하는 방식입니다. 예방모드는 만성 편두통이 있는 경우 시험이나 면접 등 중요한 일정 전에 사용하면 긴장완화 효과를 주고 급속모드는 편두통을 느꼈을 때나 전조증상이 있을 때 바로 사용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해요. A는 “10년 넘게 약을 먹어도 신통치 않았던 지인이 효과를 봤다”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소비자 임상 결과 꾸준히 사용하면 편두통의 발생 빈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해요. 물론 환자마다 편두통의 증상이나 유병기간, 중증도가 다르다 보니 치료 효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혹시 왜 약도 아닌 의료기기를 갑자기 소개하는지 궁금한 분이 계신가요? 두팡처럼 빛이나 초음파·전기·자기 등의 자극을 이용해 인체의 특정 부위를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전자약이라고 하거든요. 요즘 자주 거론되는 디지털치료제가 직접적인 자극 없이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라면 전자약은 하드웨어에 가깝습니다. 두팡의 경우 편두통을 유발하는 이마의 삼차신경 부위에 경피신경자극(TENS·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을 전달해 과활성화된 신경을 안정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해요. 처방전 없이 구입이 가능하고 온라인몰, 국내 대형약국에서도 판매 중이라고 하니 편두통 때문에 고생 중이라면 전문의 또는 약사와 상담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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