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2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누군가는 인생의 '화양연화'였는지 몰라도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며 현장에 함께 있던 한동훈 후보를 정조준했다.
원 후보는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원 동지분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나. 다시는 탄핵은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 '대부'의 대사를 인용해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라고 한 후보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108석으로 어떻게 탄핵을 막냐'고도 한다"며 "왜 못 막나. 의원들이 모두 의원직을 버릴 사즉생의 각오로 뭉쳐 싸우면 국민이 지켜준다"고 반박했다.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척지는 순간 모두 망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당 대표가 충돌하다 탄핵으로 우리 모두 망해 봤지 않나"라고도 짚었다.
이어 "또 당해서는 안 된다"며 "무도한 야당의 탄핵 열차에 특검이 됐든 법안이 됐든,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우리가 등 떠밀어서는 안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또 "바보같이 아직도 채상병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채상병 특검은 뭐라도 걸어서 대통령 탄핵해 보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이날 발표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응하기보다 박 전 대통령과 만남을 이야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대구·경북 소속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같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전 배포된 한 후보의 연설문에는 "원희룡의 정치는 청산해야 할 구태 정치이고, 승리를 위해 넘어서야 할 난관 그 자체" "쌍팔년도식 색깔론과 더러운 인신공격, 한 방에 날려주자"며 맹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실제 연설에선 해당 내용이 빠졌다. 한 후보는 이날 당권 주자 중에 유일하게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사양한 채 현장을 떠났다.
청년·최고위원 후보들도 친한(친한동훈) 대 반한(반한동훈) 구도로 갈려 날을 세웠다.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사격 선수 출신이자 한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룬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가 "스포츠선수 출신으로서 스포츠맨십에 비춰봐도 매우 편파적이고 비매너적 행위"라고 말하자 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야유와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상규 최고위원 후보도 "법무부 장관 시절에, 또 비대위원장 시절에 주어진 권한과 자원에도 불구하고 무능력으로 총선을 대패했다"고 말해 한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샀다.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이 후보는 연일 한 후보의 총선 참패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 박정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좋아서도 지켜야겠지만 싫어도 지켜야 한다"며 '한동훈팀'으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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