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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 주둥이에 올리고 엄마는 끝없이 헤엄쳤다"…제주 돌고래의 '비극'

“제주 바다, 폐어구와 폐플라스틱 등으로 오염”

“재앙적 수준의 새끼 남방큰돌고래 죽음 이어져”

폐사한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주둥이에 올려놓고 헤엄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사진=다큐제주 제공




제주 연안을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들이 잇따라 죽고 있다. 지난 1여 년간 죽은 남방큰돌고래 새끼는 10마리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지난달까지 새끼 남방큰돌고래 8마리가 폐사한 기록이 있고 추가로 폐사한 새끼 2마리가 제보를 통해 확인됐다.

다큐제주 등은 지난 6일 오전에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해상에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보이는 새끼 남방큰돌고래 1마리를 관찰했다. 죽은 새끼는 부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주둥이에 올려놓고 유영하는 어미 돌고래를 확인했다”며 “가슴으로 안아도 보고 주둥이에 다시 올려도 보며 마치 죽은 새끼를 애도하는 듯한 어미의 모습이 애처롭기만 했다”고 말했다.

다큐제주 등은 비슷한 시기 일과리 해상에서 버려진 낚시 도구에 걸린 채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새끼도 발견했다.



오 감독은 “이 새끼 돌고래가 현재까지는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며 지내는 듯했다”며 “제주 바다는 폐어구와 폐플라스틱 등으로 오염돼 재앙적 수준의 새끼 남방큰돌고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폐어구가 걸린 채 유영 중인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모습. 사진=다큐제주 제공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한반도 해역에 사는 30여 종의 고래류 중 개체수가 가장 적은 종으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있다. 한반도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에는 제주 바다 전역에서 발견됐으나 현재는 개체 수가 줄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을 부여해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생태법인은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비인간 존재에 법적 권리를 주는 제도다. 법인격을 부여받으면 기업이 국가·개인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듯 동·식물도 후견인 또는 대리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주체가 된다.

지난 1여 년간 발견된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들. 사진=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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