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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전기차 지각생' 도요타, 1위 아성 지켜낼까

■토요타 EV 전쟁(나카니시 다카키 지음, 시크릿하우스 펴냄)

日 도요타 연간 1000만대 판매

명실상부 '완성차 세계1위'지만

순수 전기차 '모델 전환' 뒤처져

현대차·테슬라·BYD 등 추월 속

'전기차 전략'의 위기·도전 분석





일본 도요타가 세계 1위 완성차 업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연간 판매량만 1000만 대다. 도요타는 미래에도 정상을 지킬 수 있을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 전망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기존 체제에 안주하면서 전기차로 대표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응이 늦기 때문이다.

신간 ‘토요타 EV 전쟁’은 일본의 저명한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나카니시 다카키가 전기차 시대 도요타의 미래를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우선 도요타가 지금까지 글로벌 경쟁을 뚫고서 세계 1위 자동차 업체로 부상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표시한다. “도요타가 성장한 비결은 지역별 수요에 적합한 섬세한 차량 제작, 꾸준한 연비 향상 및 배기가스 개선, 탄력적인 생산 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다.”

문제는 ‘도요타의 경쟁력이 미래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세계 1위일까’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BYD로 대표되는 전기차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 외에도 유럽과 아시아 자동차 기업들은 너도나도 전기차 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2022년 도요타는 1호 순수 전기차 ‘bZ4X’부터 고전했다. 그해 이 회사의 전기차 총 판매대수는 달랑 2만대였다.

가벼운 보트와는 달리 거대한 항공모함은 진로를 바꾸기 쉽지 않다. 물론 도요타가 ‘전기차’ 관련 사업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라는 이름으로 대히트를 친 하이브리드차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기본적으로 연료를 통해 움직이다가 저속에서는 전기로 움직이는 모델이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순수 전기차 모델로의 전환에 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요타 회장인 도요타 아키오는 앞서 “우리의 적군은 탄소다. 내연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탄소를 줄일 수 있다면 내연기관 자동차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현재 도요타의 미래차 전략은 ‘멀티 패스웨이’(전방위)다. 기존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수소연료차 등 모두를 포괄한다. 이름은 그럴 듯하다. 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추세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현재 자동차 산업의 주인공은 전기차다. 테슬라가 일으킨 생산 빅뱅이 세계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고 있고 각국 업체들은 자의반타의반 여기에 맞추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에 돌입했다.

덩달아 각국 정부들도 규제를 강화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등 까다로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전기차와 수소차 밖에 없고 현실적으로 전기차가 가장 유망하다.

저자는 “도요타가 전기차로,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로 급속히 진화하지 않는다면 이 회사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한다. 도요타는 2026년 150만대, 2030년 350만대의 전기차 매출 목표를 잡은 상황이다. 저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

책은 도요타를 중심으로 하지만 다른 나라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설명도 빠트리지 않는다.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BYD에 대해서는 호평 일색이다. 현대차도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면서 “일본에서는 생소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해마나 높아지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차를 위협하는, 아니 능가할 수 있는 존재로 부상했다”고 소개한다.

일본이 인구와 영토도 작고 국력도 세지 않아 자동차 표준 경쟁에서 기업은 국가의 도움이 없이 각개약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다소 이질감도 느껴진다. 일본 산업이 갈라파고스처럼 경쟁력을 잃은 것에 대해 애써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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